대우조선 노조는 ‘체불임금 지급’ 시위···檢, ‘분식회계’ 의혹 수사도 본격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실사가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자금난에 따른 유동성 위기와 노사갈등 재점화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위기에 내몰렸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 되면서 정 사장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대우조선 실사가 현재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이달 중에는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자구계획이 수립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실사를 통해 1조원을 웃도는 추가부실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우망갈리아중공업(DMHI)과 풍력발전회사 드윈드(DeWind) 등 해외 자회사의 매각안이 자구계획에 포함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대우조선은 지난 8월 경영설명회에서 자구안을 발표한 이래 비핵심 자산 매각을 서둘러 왔다. 골프장과 연수원을 보유한 자회사 FLC를 비롯해 서울 중구 본사 사옥과 당산동 사옥이 매각 리스트에 올랐다.
최근에는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위해 마련한 마곡산업단지 내 부지에 대한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해당 부지에 해양공학 연구시설인 다목적 예인수조와 신사옥 등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무산될 지경에 놓였다.
이와 함께 임금협상 타결 이후 잠잠해지는 듯 했던 노사갈등도 또 다시 불거졌다. 연휴에 앞서 추석 휴가비와 상여금 등이 지급되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지난 5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집회를 갖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금융지원을 촉구했으며 6일 오후에도 거제옥포조선소에서 임금 지불을 요구하는 중식 집회를 가졌다.
노조 측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유동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채권단에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급여일인 7일까지 체불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채권단이 선수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우조선도 난처한 상황이다. 일단 회사 측은 급여일에 맞춰 최대한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분기 대규모 손실 이후 제기되고 있는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검찰이 나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가 이 회사 전현직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 의혹을 해결해 달라며 제출한 진정서를 특수3부(김석우 부장검사)에 배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은 지난 2분기 해양플랜트 부실로 3조원대의 적자를 내면서 과거 경영진이 실적을 축소·은폐해 왔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검찰 측은 경영진의 배임뿐 아니라 분식 회계 등 전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권력형 비리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특수부에 배당되면서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0년 추진했다가 2013년 중단한 오만 선상호텔 사업 등 해외 사업에서 손해를 떠안았다는 것과 일부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달 말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 119명은 대우조선해양과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 재무제표 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4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공시된 재무정보를 믿고 투자했다가 은폐된 부실이 드러나면서 손실을 봤다며 회사 측에 배상을 요구했다. 특히 송가 프로젝트 등 대규모 해양플랜트 공사의 계약원가를 낮게 추정하거나 공사 진행 정도에 따라 추정 총계약 원가를 제대로 변경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연이어 수주 실적을 올리는 등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악재로 인해 회복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조속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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