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녹원 후문 월파관, 대나무 사진가 라규채의 「대숲에 스미다」전
담양군 죽녹원과 전남도립대학교 일원에서 오는 31일까지 펼쳐지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가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로 큰 사랑을 받는 가운데, 죽녹원 후문 월파관에서는 사진을 통해 대나무의 특별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대나무박람회 특별 초대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대숲에 스미다」를 주제로 대나무 사진가로 유명한 라규채 작가의 열한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동안 절개와 비움의 상징인 대나무와 가시적 실체가 없는 바람이 만나 연속되는 흔들림 속에서 인간의 시각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순간들을 카메라의 눈을 통해 ‘비움(空)의 철학’을 꾸준히 발표해 온 라 작가의 작품 20여 점이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문인화의 묵죽도에서나 볼 수 있는 농담(濃淡)과 발묵(發墨), 그리고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우리 전통창호를 활용해 전시한 새로운 작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사진작품뿐만 아니라 전통 한옥창문에 대나무 그림자, 대숲과 선비를 연출한 영상과 함께 인간의 존재론적 평등성을 강조한 대나무 설치작품도 마련돼 있어 최근 들어 라 작가의 변화된 다양한 대나무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다.
소설가 문순태 씨는 전시 서문에서 “라규채 작가는 그동안 대나무의 공(空)개념의 철학을 깊이 있게 표현해오면서 그만의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주목을 받았다”며 “이제 그는 대나무 사진에서 묵죽도가 보여주는 먹빛의 문기로, 대나무의 인문학적 가치를 철학적 바탕위에 묵죽사진의 새로운 기법을 가미한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세계를 보다 깊고 튼실하게 확장시키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평했다.
라 작가는 광주대 대학원에서 학위논문으로 ‘공(空)개념의 대나무 사진 표현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는 등 대나무 사진가로서 독보적인 자리를 구축해 오면서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전시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올 들어 3회에 걸친 미국 뉴욕 초대전을 비롯해 그동안 11회의 개인전과 70여 회의 단체전을 가진바 있으며, 본인의 저서를 통해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인연을 맺은 포토에세이 ‘하늘을 나는 새는 뼛속까지 비운다’ 등 그동안 5권의 사진집과 포토에세이를 낸바 있다
광주=방남수 기자 namsu5700@hanmail.net
뉴스웨이 방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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