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들은 고용을 보장받았고 지현우는 또 다른 싸움을 위해 발을 내딛었다.
'송곳'은 갑작스럽게 부당해고에 직면한 푸르미마트 직원들이 대한민국 사회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 똘똘 뭉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을의 절규를 대변했던 '송곳'은 원작웹툰의 탄탄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명연기에 힘입어 명품 드라마라는 평을 받아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부당해고 사건을 통해 갑질에 맞서는 을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넘치게 그려냄으로써 비슷비슷한 소재의 드라마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또 원조 로코킹으로 코믹하거나 달달한 로맨스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던 지현우는 무뚝뚝하지만 정의를 위해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이수인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송곳'을 통해 지현우는 한단계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졌다.
뿐만아니라 명불허전 명품조연 안내상을 비롯해 현우, 예성, 박시환, 김가은, 김희원 등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명연기자들이 구멍없는 열연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덕분에 웹툰 원작의 매끄럽고 진정성 넘치는 내용을 살리면서, 드라마가 주는 극적인 효과까지 얹혀져 시청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29일 방송된 JTBC 특별기획 ‘송곳’ (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 제작 유한회사 문전사 송곳, (주)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최종회에서는 파업에 돌입한 이수인과 푸르미마트 직원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수인은 주임 강민(현우 분)의 해고를 계기로 조합원들과 본격적인 파업 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투쟁에 계속될수록 노조원들은 하나 둘 떨어져 나갔고 강민에 이어 예성까지 떠난 천만에서 이수인(지현우 분)과 구고신(안내상 분)이 죽음도 불사한 투쟁에 돌입했다.
이어 프랑스 본사 사장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한 이수인은 눈물로 노조원들을 설득, 다시금 교섭을 시작했다. 결국 사측은 노조원 전원 복직 등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는 대신 이수인이 푸르미마트를 떠나야 한다는 단서를 내걸었다.
홀로 떠날 것을 결심한 이수인에게 회사가 내린 결정은 푸르미 마트 인재 개발원 발령이었다. 책상하나 달랑있는 곳에서 2개월을 지낸 그는 노조원들이 보낸 이메일을 받고 결심을 굳혔다. 그는 푸르미마트 본사에 "나는 푸르미마트 한국 노조위원장 이수인이다. 내 책상에는 컴퓨터가 없다"라는 이메일을 썼다.
이수인은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고, 그의 투쟁의 길에 어떤 가시같길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나 시청자들의 그의 행보에 기꺼이 박수를 보냈다. 비록 을의 절규는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그 어떤 승리보다 값지고 컸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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