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가 좋은 제품 선별 제안소비자가 자기 삶에 맞는 제품 선택일상적으로 특화매장 만날 수 있게 될 전망
롯데마트가 다른 대형마트와 차별화 하기 위해 선보인 ‘제3세대 대형마트’의 첫 점포 양덕점이 베일을 벗었다.
정식 개점을 하루 앞둔 2일 찾은 롯데마트 양덕점은 롯데마트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신규 점포라는 기대가 컸지만 그에 부응할 만큼 압도적으로 큰 규모라는 느낌은 받기 어려웠다.
영업면적 1만4810㎡(약 4480여평), 지하 1층과 지상 5층 등 총 6개층으로 구성된 이 점포를 밖에서 보고 있으니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롯데마트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점포에 들어선 특화 매장들을 둘러보니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합리적인 가격과 질 좋은 제품을 엄선해 보다 ‘쉬운 쇼핑’이 가능하게끔 진열하고 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양덕점은 롯데마트가 소비자가 가치를 두는 라이프스타일과 관련 제품을 먼저 제안하는 ‘큐레이션’ 개념을 도입한 3세대 대형마트다. 이를 위해 7개의 특화매장을 배치하고 고객이 쉽게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체험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이들 특화매장들은 롯데마트 내부에 ‘숍인숍’처럼 배치돼 있어, 고객이 원하는 생활방식에 따라 해당 매장을 찾아가 쇼핑을 즐기면 되는 방식으로 점포가 구성됐다. 매장 역시 제품 진열, 동선 확보 등에서 쇼핑을 쉽게 하기 위한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1층 마트 매장 입구에는 매주 롯데마트 양덕점으로 들어오는 신제품을 만날 수 있는 코너가 자리해 있었다. 서현선 롯데마트 MD혁신부문장 상무는 “롯데마트에는 매주 1000여가지 신상품이 들어오는데 이 중 주요제품을 마트 입구에서부터 소비자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조닝했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은 신선, 가공, 생활용품 매장이었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위치한 신선식품 특화 전문관은 좋은 상품들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었다. 특히 전체 조명을 다른 매장보다 어둡게 유지하고 상품에는 핀 조명을 쏘아 보다 신선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맞은편에 위치한 특화매장 ‘해빗(Hav’ eat)’도 눈길을 끌었다. 해빗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프리미엄 특화 매장으로 자연, 친환경, 유기농 등 다양한 ‘웰빙’ 상품군을 판매한다. 신선,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뷰티,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까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 고객들이 상품 카테고리를 찾아 진열대에서 제품을 고르는 방식과는 다소 차별화 된다. 예를 들어 유기농 분유를 사기 위해서는 기존 마트에서는 분유 코너에서 유기농 제품을 찾아야 했지만, 롯데마트 양덕점에서는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해빗 매장에서 분유를 찾는 방식이다.
이처럼 이곳에서는 유기농, 친환경 관련 제품을 한꺼번에 선보이기 때문에 유기농,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생활 방식을 가진 고객이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게 된다.
1층에는 4개의 특화 매장이 자리했다. 가장 독특한 매장은 가드닝 제품과 서적 등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페이지 그린(Page Green)’이었다.
페이지 그린은 원예용품 판매 매장과 서점, 카페가 결합해 매장 겸 복합 휴식 공간으로 꾸며졌다. 나무와 꽃 사이에서 차를 마시고 책을 읽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삶을 제시하고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서점에서는 기존 대형마트에서 주로 유아동용 책을 판매했던 것과 달리 베스트셀러,, 아트북, 매거진, 레시피북 등 페이지그린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책도 다량 구비했다.
홈퍼니싱을 제안하는 ‘룸바이홈(ROOM X HOME)’ 매장도 다른 홈퍼니싱 매장들과 차별점을 뒀다. 이케아 등 다른 홈퍼니싱 매장이 다양한 스타일의 ‘쇼룸’을 구성하고 쇼룸 안의 제품들을 구매하도록 했다면, 룸바이홈은 홈퍼니싱 제품들을 다양하게 분류해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다양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세팅된 스타일의 제품들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제품을 커스터마이징 해 자신만의 공간을 편집하도록 ‘편집숍’ 개념을 적용한 셈이다.
지난 9월 롯데마트 계양점에서 처음 선보인 테마형 잡화 편집샵 ‘잇 스트리트(It. Street)’도 있었다. 기존 잡화 매장이 품목별로 상품을 진열해 ‘상품 자체’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테마별로 섹션을 나눠 다양한 상품군을 함께 진열해 ‘스타일’을 제안한다. 생활잡화까지 포함된 것이 특징이며 PB 상품을 다수 취급하고 있었다.
또 나만의 방식대로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카퍼니싱 매장 ‘모터맥스(MOTOR MAX)’도 양덕점에서 선보인다. DIY 족을 고려해 상품 상세 설명을 제공하고, 시연 상품도 확대했다.
2층에는 장난감 전문점 토이저러스와 슈즈 전문 토탈샵 에스마켓이 자리하고 있었다. 토이저러스 역시 체험 및 시연 완구를 늘렸고 에스마켓도 컨셉별로 구역을 나눠 연관된 전체 코디를 선보인다.
전체 매장의 동선을 넓게 확보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동선의 폭은 기존 4미터에서 5미터로 넓히면서 카트 두대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아주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
또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분류’ 팻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천장까지 매대를 높여 먼 곳에서도 맨 윗칸의 상품을 보고 관심이 있는 카테고리 구역을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매대의 맨 윗칸 상품은 ‘간판’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또 관련 상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매대와 동선 길이를 일반적인 10m에서 20m까지 늘렸다. 기존에는 동일 카테고리의 제품이 코너를 중심으로 진열되면서 한 차례 꺾어서 살펴봐야 해 동시 비교가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롯데마트 양덕점은 매대와 동선을 늘림으로서 한 카테고리 제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서 상무는 “롯데마트 양덕점은 ‘프리미엄’ 매장보다는 ‘쿨’한 공간에 가깝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의 제품을 통해 높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점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비록 롯데마트 양덕점의 매장 규모 자체는 다른 점포들과 큰 차이를 찾기 어렵더라도 내부 매장 배치에서 색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다른 대형마트들도 체험을 강조한 특화 매장을 많이 선보였지만 이들 매장을 만나기 위해서는 정말 ‘대형’에 가까운 규모를 갖춘 매장을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롯데마트는 이런 특화점을 차츰 늘려나가 내년까지 30여개 기존, 신규 점포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양덕점처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점포들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특화매장을 만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신주백 MD혁신팀장은 “양덕점 같은 3세대 대형마트를 소비자들이 더 빨리 인지할 수 있도록 확산시켜야 한다”며 “수도권, 호남권, 영남권 등 권역별로 나눠 전국에 동시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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