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에 최대 3000억 사재 출연시장·기존 투자자 심리에 긍정적계열사 지분 높아져 성공 가능성↑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1조201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잇단 적자로 자본금 2000억원을 모두 까먹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만약 이번 유상증자에서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상장 폐지될 수 있는 막다른 길에 몰린 상황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룹 오너인 이 부회장이 ‘계열사 살리기’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유증에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이 발생할 경우 약 3000억원의 사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총 신주발행 주식의 20%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는 모두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된다.
3분기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업황은 물론 전망까지 불투명했던 만큼 증자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직접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유증 성공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룹 오너가 직접 회사 살리기에 발벗고 나선 것이 시장은 물론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정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유증 참여 선언으로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이라며 “증자 뿐 아니라 향후 삼성중공업과의 합병 이슈가 구체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는 결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 공모 대신 계열사 공모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보유 중인 그룹 계열사는 13.1%의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물산과 삼성화재가 각각 7.81%, 1.09%로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대해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1·2대 주주인 삼성SDI와 삼성물산을 포함해 20%의 우리사주조합, 이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가정하면 1조2000억원 중 약 66%의 지분을 계열사가 확보하는 셈”이라며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증 성공 가능성은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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