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어닝쇼크’ 여파로 주가도 1년 만에 70% 폭락업황 부진→실적 저하→주가 하락 악순환 이어져1조2천억 유증카드 꺼냈지만 성공 여부 불투명일각선 삼성重과의 합병 재추진·사업 매각설도 제기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보다 850원(5.67%) 내린 1만4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11월28일 기록한 최고치 5만2500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70% 넘게 폭락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추락은 글로벌 건설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저하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1조5127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3342억원으로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또 다시 어닝쇼크를 시현했다고 발표했다. 불안한 중동정세와 저유가에 따른 공기지연, 추가공사 발생, 정산합의 난항 등이 악재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결국 주가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나타나면서 한 달 만에 절반 수준까지 추락하는 조정이 이어졌다. 상반기 하락 기조를 보이다 3분기말 다소 반등을 시도했으나,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 넘는 영업손실이 주가를 한꺼번에 끌어내린 것이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적자가 이어지며 시가총액은 6000억원 밑으로 떨어졌고, 원래 자본금 2000억원도 모두 까먹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회사 측은 내년 3월까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조2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먼저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악재로 꼽힌다. 여전히 기존 프로젝트 물량이 매출에서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건설업황도 빠른 시간 안에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22%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섣불리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부분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지분을 보유 중인 그룹 계열사는 13.1%의 삼성SDI를 포함해 삼성물산(7.81%), 삼성화재(1.09%) 등이다. 6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최근 그룹이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해당 종목 주주들의 반발 또한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삼성중공업과의 합병 재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미 삼성그룹이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했음에도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을 감안할 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만큼 일부 주주들의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이를 바탕으로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는 넘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매각이나 합병 등 그룹 차원의 사업 재구성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한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주가 역시 추세 반등을 위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하방 압력이 꾸준히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룹에서도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이나 최근 매각한 방산사업과 마찬가지로 건설업종 자체를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등의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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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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