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넘는 제약산업 역사의 전환점이 된 한 해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과 5개의 국산 신약 탄생메르스 극복하며 수출도 호조···글로벌 진출과 R&D 확대 추진
리베이트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의 악재에도 제약업계의 2015년은 한국 제약산업 역사의 전환점으로 기억된다.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과 5개의 국산 신약 탄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경이적인 기록 경신을 지속하며 글로벌 제약사와 잇따라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총 6건의 기술 수출계약을 맺었다. 매번 국내 제약업계 최대 규모 기록을 경신했으며 마지막 1건을 제외한 5건의 금액만 해도 총 65억 달러(약 7조5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사노피와는 5조원에 이르는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는 한국의 의약품 개발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 제약산업 역사를 다시 쓴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100년이 넘는 제약산업 역사에서 지난해에 이르러 유한양행이 1조원 매출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7조원이 넘는 계약금액은 위대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한미약품의 이런 성공비결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도 상반기 기준 국내 63개 상장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R&D에 투자했으며 상반기에만 매출액의 20.6%인 946억원을 쏟아부었다.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해마다 15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한다는 점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한미약품의 올해 이런 행보는 다른 제약사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꾸준한 투자와 노력은 R&D의 불확실성을 자신감과 성과로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R&D 후발주자들이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고 기존 R&D를 추진하던 주요 제약사들은 투자를 확대하게 됐다. 일부 제약사들은 R&D 확대와 함께 글로벌 제약사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체질 개선도 시작했다.
이와 함께 한 해 동안 총 5개의 국산 신약이 탄생했다. 22호부터 26호까지의 국산 신약이 허가됐는데 한 해에 5개의 신약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소염진통제 ‘아셀렉스캡슐(22호)’을 시작으로 동화약품의 ‘자보란테정’(23호)’ 그리고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정(24호)’과 ‘시벡스트로주(25호)’ ‘슈가논정(26호)’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3개의 신약을 선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또 동아에스티는 시벡스트로의 판매권을 해외에 먼저 넘기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국내보다 빠른 허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제약업계의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1월부터 지난 11월월까지 해외 기술수출 사례는 총 13건 이에 따른 기술료 수입은 최대 71억2350만 달러 규모다. 여기에 녹십자와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들의 수출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해외 주요 학회나 심포지엄에서 국산 의약품의 우수성을 담은 연구가 다수 발표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제약업계는 메르스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당초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약업계도 대규모 매출 감소를 우려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상장 제약사 78곳의 누적 매출액은 10조4113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3935억원)보다 10.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9849억원으로 13.7%, 순이익도 7377억원으로 18.6%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악재가 있었지만 제약업계의 높아진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많다. 내년에도 올해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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