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더스 주가 4거래일째 ‘급등’지난해 말 304만4000주 상속받아2년 연속 영업손실 예상되는 상황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퍼지며 국내 대표 콘돔 생산업체인 유니더스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다. 이와 함께 김성훈 유니더스 대표가 한 달 전 상속 받은 주식의 가치도 세 배가 넘게 뛰었다. 뜻하지 않은 외부 요인으로 주가는 뛰었지만 최근 기업의 실적에 비춰봤을 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3일 코스닥 시장에서 유니더스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전일과 비교해 2410원 오른 10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4일 연속 상승세이며 3일을 제외한다면 3거래일째 상한가다. 52주 신고가 갱신 행진 역시 계속되는 중이다.
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가 지카 바이러스를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며 유니더스 등 ‘지카 바이러스 테마주’에 대한 투기적 매수세가 폭발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특히 유니더스가 중국에 콘돔 공급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이어서 성관계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표되며 주가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현재 유니더스의 주가는 28일 종가 기준 4005원에서 160% 상승했다.
김성훈 대표가 부친인 고(故) 김덕성 전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상승 폭은 더욱 커진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별세로 인한 상속으로 김 대표의 보유 지분이 종전 0.46%에서 35.86%로 늘었다. 공시 시점은 지난해 12월 28일이다. 상속받은 주식 수는 304만4000주이며 당시 종가를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98억168만원에 해당한다.
현재 유니더스 주식 304만4000주의 가치는 321억1420만원에 달한다. 무려 2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이 상속 지분만으로 마련된 셈이다. 김 대표는 유니더스의 최대주주로 308만4000주(35.86%)를 보유 중이다.
주가는 뛰었지만 현재 유니더스의 경영 상황은 이와 정반대다. 2014년 연결 기준 10억55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경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8억6900만원 규모로 3분기에만 4억20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유니더스가 재작년부터 적자 전환한 데는 그간 UN 산하 아동구호기관인 유니세프에 공급해오던 콘돔 입찰에 실패한 것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파악된다. 유니세프는 에이즈 감염자 감소를 위해 아프리카에 콘돔을 공급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염병 관련 테마주에 대한 매수는 묻지마 투자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단기에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도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전염병이 잠잠해진 후에는 주가가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유니더스는 이러한 전염병주의 대표 사례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를 비롯해 에볼라 유행 당시에도 주가가 널뛰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실제로 현재 콘돔 제작 관련 업체의 유니더스에 대한 발주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반면 이번 유니더스의 주가 상승은 지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콘돔 공급 계약 체결 소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유니더스 관계자는 “중국 업체와 콘돔 공급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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