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탓 정책공조 ‘시들’
코스피 저점테스트 우려
수출株·금·美 국채 유효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국제유가의 약세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는 일본증시 급락과 엔고 등 글로벌 정책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코스피의 저점 테스트 가능성도 부각될 것으로 판단했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환율효과를 고려, 수출주가 유효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환율효과는 원화가치가 하락(달러가치 상승)해 해외수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책공조 기대심리 ‘약화’
근본적인 문제는 기대했던 정책공조효과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가 급격히 떨어지고 엔화의 가치는 급등하면서 정책공조에 대한 기대심리가 약해지고 있다”며 “그간 불거졌던 신흥국 경기 불안과는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향후 글로벌 증시와 한국증시의 반등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스피는 저점테스트를 겪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의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 약화로 코스피는 저점을 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상 중요 지지권인 1850선 이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발 금융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한국증시에는 ‘환율효과’라는 차별화된 포인트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2월 코스피 밴드는 1880~2000선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안도랠리는 2000선 안쪽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팔자행렬을 주도했던 중동·유럽계 자금의 매도압력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수급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효과 고려···수출株 유효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발 금융리스크의 확산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시장은 환율효과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원은 “원/100엔 환율은 104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며 “2015년 1~2월 원/엔 환율이 910~930원선에서 등락한 점을 고려하면 11~14% 레벨업 된 환율수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 리스크 가능성과 신흥 아시아의 차별화 포인트에 주목하는 전략을 제시하며 환율효과를 고려한 수출주(IT, 자동차 등)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높은 수출주가 유효하다”며 “최근 하락 폭이 컸던 수출주 가운데 엔화가치 상승과 세계 각 국의 추가 경기부양, 업종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종목을 선별하라”고 전했다.
◆안전자산 선호 계속···금·美 국채 UP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위험자산은 회피하고 안전자산은 선호하는 심리가 뚜렷한 모습이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 인도분 가격은 3.5% 상승한 온스당 1197.90달러를 기록, 작년 6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0.11%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해 연 1.73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7월6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며, 지난해 2월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계경제가 불안해지면서 미국이 올해 예정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금값이 오르고 있다”며 “미국 국채금리는 국제 유가와 글로벌 증권시장의 하락 등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9일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041%로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선 8일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2%대로 하락해 지난해 4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에 육박했다. 스위스 국채 금리는 이미 -0.3%대로 하락했고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국채 수익률도 일제히 하락세다.
그는 “세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은정 기자 eunsjr@
뉴스웨이 전은정 기자
eunsjr@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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