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담합 논쟁]은행들 “해도 너무하네”

CD금리“담합할 수 없어” 주장

돌발 충당금 잇따라 발생 ‘업친데 덮친격’

“이해가 안 된다” A은행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가 신한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CD금리 담합했다고 잠정 결론내리고 제재절차에 착수한 것에 대해 이렇게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16일 “담합의혹이 일었던 2012년 당시 금융당국 수장들도 적극 부인했던 사안에 대해 4년 가까이 공회전만 하다가 지금에 와서 또다시 문제 제기했다”고 말했다.

해당 은행들은 앞으로 법리 검토보다는 공정위에 CD발행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점과 CD 금리 결정권을 갖지 못하고 있었던 시점도 소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CD 금리는 당시 은행이 발행하면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가 평균값을 내 최종결정한 터라 은행들에게는 금리를 좌지우지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다.

금리가 일정 부분 유지된 배경에 대해서는 CD 발행 실적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에 기인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목에서 은행들은 당시 금융당국의 행정지도를 충실히 따랐을 뿐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B은행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개성공단 패쇄로 인한 충당금 부담 등을 거론하며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돌발 충당금 요인이 최근 들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CD 담합 판정에 따른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은행들의 대외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며 향후 법정대응도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결과에 따라서 수천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받을 수 있는 만큼 일부 은행은 조심스런 반응을 내비쳤다.

C은행 관계자는 “관련부서에서 심사보고서를 검토 중에 있다는 공식입장 외에는 다른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D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은 CD금리를 담합한 사실이 없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에 있고 확정되지 않은 사항으로 은행권은 CD금리 담합 관련 조사에 대해 적극 소명할 계획”이라는 은행연합회 입장 자료를 인용하기도 했다.

한편 공정위는 신한은행을 비롯 KB국민·하나KEB·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에 CD금리를 담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지난 1일 통보했다. 이는 공정위가 지난 2012년 7월 조사에 착수한지 3년 7개월 만이다.

공정위는 은행들이 CD금리에 가산금리를 추가해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기초금리인 CD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은행들이 담합했다고 보고 있다.

박종준 기자 jun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