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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 “내가 선택한 작품이니 자부심 있죠”

[인터뷰②] 지진희 “내가 선택한 작품이니 자부심 있죠”

등록 2016.03.10 08:05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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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애인있어요' 지진희 인터뷰/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SBS '애인있어요' 지진희 인터뷰/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나이가 들면 들수록 멜로장르에서 더 빛을 발하는 배우가 있다. 배우 지진희가 그렇다. 듬직한 체격에 부드러운 말투, 온화한 미소를 가진 그는 딱 봐도 제격이다. 자연스레 묻어나는 중후한 매력에 기대고 싶기도 하고 열정적이면서도 따뜻한 그 눈빛에 취하고 싶기도 하다. 왠지 ‘지진희의 멜로’라고 하면 불타오를 정도로 격정적이거나 혹은 가슴 뛰도록 로맨틱할 것 같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지진희를 만났다. 깔끔한 스타일링에 머리를 싹 넘기고 온 지진희의 첫인상은 젠틀 그 자체였다. 지진희는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어색함 없이 기자를 반겼다. 이내 진지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털어놨다.

1편에 이어서

‘애인있어요’는 배우들의 찰떡 호흡, 스태프진과 순조롭게 진행되는 촬영 등으로 인해 그 한끝 차이를 풀어냈다. 아울러 지진희는 대본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본에서 작가님의 고민이 느껴졌다. 몇 개월 동안 집 밖을 못 나간 채 대본을 써서 바지 무릎이 그렇게 나왔다며···(웃음) 현재는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요양 중이라 종방연도 참석하지 못했다더라”고 전했다.

이런 마음이 시청자들에게도 통했을까. 아쉽게도 가시적인 성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종영을 맞은 50회까지 부진한 시청률 성적을 거뒀으며, 방영 중에도 끊임없이 조기종영설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 분명 마니아층이 존재하긴 했지만, 많은 대중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SBS '애인있어요' 지진희 인터뷰/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SBS '애인있어요' 지진희 인터뷰/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시청률이 무서운 부분도 있죠. 하지만 내가 선택한 작품이니까 자부심을 갖고 하는 거에요. ‘애인있어요’는 시청자들이 분석을 하면서 보더라고요. (웃음) 쉽지 않은 드라마에요. 또 어느 정도 시청층이 고정되어 있어서 시청률이 더 많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IPTV 고화질 다시 보기 중 시청 역대 1위라고 하더라고요. 이달 중 일본에서도 방영되는데, 재방송까지 두 번씩 나간대요.”

“고화질 중에서”라고 웃으며 강조하던 지진희에게서 그의 말대로 은근한 자부심이 배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애인있어요’는 회를 거듭할수록 높은 성적 대신 ‘고품격 멜로’라는 호평을 얻었다.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극에 치우치지 않고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작품은 부부가 서로 갈등하고 이해하는, 다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개연성 있게 풀어냈다. 복잡미묘한 감정도 물론 이해가 가게끔 전달했다.

“가장 중요한 건 선택이에요. 터무니 없는 요소를 집어 넣으면 시청률은 잘 나오고 이슈가 될 수 있겠지만, 배우로서 기분이 좀 그럴 수 있죠. 우리는 정말 즐겁게 촬영했어요. 또 애청을 하기에 잠시 주춤한 사람도 있겠지만 애정을 갖고 한 번 본 사람들은 끊지 못하더라고요. 두세 번 봤을 때 재미있고 덕분에 부부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해주셨어요. 자부심이 느껴지죠. 지나가다 한 번 보고 끝내는 드라마는 많거든요.”

“막장이라는 말 자체가 쓰기 싫은 말이에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드라마가 막장일 수 있어요. 어떻게 진정성을 가지고 가며 개연성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어떤 마음으로 끌고 가느냐의 차이인 것인 것 같아요. 정말 세상에는 별의 별일이 다 있더라고요. 우리 드라마도 그래요. 어떻게 조금 더 고급스럽고 막장스럽지 않게 했느냐 그거죠.”

SBS '애인있어요' 지진희 인터뷰/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SBS '애인있어요' 지진희 인터뷰/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지진희는 인터뷰 내내 선택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거듭 강조하며 되새겼다. 한 가지 틀에 박혀 고정화된 생각을 경계하고 벗어나고자 하는 것. 그는 현재의 주입식 교육에 대한 문제와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개인의 가게로까지 비유하며 설명했고, 멋쩍은 듯 웃음을 지었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소신과 진지함이 있었다.

“시청률하고 먼 저만의 기준이 있어요. 아직까지는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물도 고이면 썩듯 안주하면 안 되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걸 선택했을 때 내가 좋아해서 그런 건지 사람들이 좋아해줘서 하는 건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요. 적절히 현실과 선택을 조화롭게 해야 해요. 제가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도 그 이유에요.”

지진희는 작품을 선택할 때 온전히 나의 생각이 반영됐는지 고민한다. 그래서 지진희에게 “‘애인있어요’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내가 잘 가고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겠다”고 말했더니 그는 “이런 멜로 드라마에서 날 선택해줬으니 그런 생각이 들긴 했다. 모든 작품이 의미가 있다. 전작들이 쌓여서 이렇게 온 거다”라고 답했다.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것이 자신에게 힘이 된다는 게 그의 말.

“제 나이 또래에 ‘애인있어요’ 같은 멜로 드라마를 하는 일이 흔치 않아요. 이런 기회가 왔다는 건 감사하고 행운인 일이죠. 그런데 사실 당연하지만, 유치원 애들도 사랑을 하고 60대 70대가 돼도 사랑은 존재하거든요. 죽을 때까지 계속되죠. 그러니 나이 든 시절의 멜로 작품이 끊임없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도 나이를 먹어도 그 나이대에 맞는 멜로를 하고 싶고, 그들이 봤을 때 멋지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소희 기자 lshsh324@

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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