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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우’라 쓰고 ‘오달수’라 읽는다

[영화리뷰]‘대배우’라 쓰고 ‘오달수’라 읽는다

등록 2016.03.30 14:32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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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우' 포스터 / 사진=대명문화공장, 리틀빅픽쳐스'대배우' 포스터 / 사진=대명문화공장, 리틀빅픽쳐스


“대배우는 어떤 배우입니까?”

영화 ‘대배우’(감독 석민우)는 묻는다. 이러한 물음에 영화는 쉬이 답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물음을 던질 뿐이다. 아주 유쾌한 시선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매력 그 자체다.

‘대배우’는 20년째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이 꿈을 좇아 영화계에 도전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공감 코미디 영화다. 오달수는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 파트라슈 역할 전문으로 20년째 무대를 지키고 있는 장성필로 분한다. 여기에 윤제문이 국민배우 설강식으로, 이경영이 깐느박을 연기해 안정적인 연기로 어우러진다.

장성필은 아동극 무대에 오르지만 행복하다. 그는 개 파트라슈 옷을 입고 대사 한 줄 없이 무대에 오르지만 누구보다 열정을 불태운다. 그런 성필의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가족. 성필은 넉넉지 않은 형편에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린다. 그를 바라보는 가족들은 지쳐간다.

그렇지만 영화는 비극적으로 장성필을 바라보지 않는다. 장성필의 꿈과 가족을 하나의 울타리로 묶으며, 가족을 희생이 아닌 사랑으로 비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어느 날, 장성필 앞에 영화 ‘악마의 피’ 오디션 기회가 나타난다. 전세계가 인정한 영화감독 깐느박(이경영 분)이 '악마의 피'를 연출한다는 소식에 장성필은 어떻게 해서든지 영화에 합격하겠다 다짐하고 영화사를 찾아간다. 우여곡절 끝에 성필은 영화에 캐스팅 되고 생애 처음으로 영화판을 밟는다.

‘대배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치는 에피소드와 장성필이 배우로서 살아가는 어제, 오늘이 잘 연결되어 있다.

오달수는 연기인 듯 연기가 아닌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장성필을 이끈다. 누가 오달수가 희극에 최적화 된 배우라 했는가. 오달수는 희극 뿐 아니라 모든 연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지웠다. 과장이란 없다. 오달수는 일상성을 잘 살린 연기로 장성필은 완벽하게 입었다.

'대배우' 스틸컷 / 사진=대명문화공장, 리틀빅픽쳐스'대배우' 스틸컷 / 사진=대명문화공장, 리틀빅픽쳐스


‘대배우’는 천만요정 오달수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만이 진짜 배우인가 하는 질문을, 영화는 역설적으로 천만요정 오달수를 통해 던진다.

의도치 않은 장면에서 웃음과 눈물이 불쑥 터지는 것도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장성필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장면은 웃기고도 슬프다. 또한 배역을 위해 자신의 발목을 망치로 내려치는 장면 역시 슬프지만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이는 한국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장면들이다. 국내 영화의 전형성에서 탈피했다고 해석되는 대목. 무명배우가 하루아침에 충무로에서 성공한 단순하고도 전형적인 일기가 아니라고 바라볼 수 있겠다. 장성필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밀려오는 페이소스가 강렬하다.

‘대배우’를 볼 관객이라면 영화가 끝난 후 객석에서 바로 일어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스크롤과 함께 펼쳐지는 쿠키영상은 영화의 백미다. 실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오디션 영상을 담은 쿠키영상이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귀한 시간이다.

어쩌면 대배우란 수치로 환산되고 집계되거나, A급 B급 나뉘며 누군가의 입을 통해 불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도 각자의 꿈을 향해 순수한 열정을 품고 내달리는 이들을 일컫는게 아닐런지. 3월 30일 개봉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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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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