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빌 게이츠 방한 앞두고···K-원전, 테라파워 SMR 공급망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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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방한 앞두고···K-원전, 테라파워 SMR 공급망 '선점'

등록 2026.08.12 15:19

김제영

  기자

테라파워 상용화 초입···SMR 사업 본격화두산·HD현대 공급망 참여···후속 수주 주목정부 SMR 건설 계획 및 특별법, 세제 지원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인 빌 게이츠의 방한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테라파워 SMR(소형모듈원자로) 공급망 참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라파워가 미국에서 첫 '나트륨' 원자로 건설에 들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이 확보한 공급망 입지가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게이츠 의장은 오는 14일 한국을 방문해 한성숙 국무총리와 비공식 면담을 한다. 이후 테라파워 주요 주주인 SK그룹을 비롯해 HD현대·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기업들과 만나 SMR 등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 첫 나트륨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다.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의 4세대 원자로다.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케머러 원전 1호기 건설 허가를 받았다. 미국에서 상용 규모의 첨단 원자로가 건설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2030년 완공이 목표다.

원자로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역할도 구체화됐다. 두산에너빌리티와 HD현대는 첫 나트륨 원자로에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보호용기와 원자로 지지구조물, 노심동체구조물 등을 제작한다. 대형 원전에서 쌓은 주기기 제작 역량을 SMR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특정 SMR 노형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글로벌 설계사에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는 'SMR 파운드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뉴스케일파워와도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HD현대는 조선업에서 축적한 대형 구조물 제작과 정밀 가공·용접 역량을 원자로 기자재에 적용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2024년에는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 프로젝트를 수주해 제작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HD현대중공업이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공급에 관한 기본합의서(FA)를 체결했다. 나트륨 원자로 외함시스템(RES)의 핵심 설비 제작·공급 우선협상 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다만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후속 물량 수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테라파워와 국내 기업의 협력은 투자와 기자재를 넘어 EPC로 확대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주요 주주가 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월 SK이노베이션 보유 지분 가운데 4000만달러 규모를 인수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나트륨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 협력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들이 테라파워의 원자로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다르다. SK·한수원은 투자자로, 두산에너빌리티와 HD현대는 기자재 공급사로, 현대건설은 EPC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에서 개발하는 원자로에 한국 기업들이 제작·건설 역량을 보태는 구조다.

테라파워의 첫 원자로 건설은 국내 기업에도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확보한 사업은 투자와 개별 기자재 수주, EPC 협력,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단계다. 첫 원자로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후속 호기와 해외 프로젝트까지 물량을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SMR은 표준화된 원자로를 반복 생산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낮추는 것이 사업성의 핵심이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도 단발성 기자재 공급보다 반복 생산 체계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시장도 SMR 산업 기반을 키우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0.7GW 규모 SMR 1기 건설 계획이 반영됐다. 오는 9월에는 SMR 특별법이 시행된다. 정부는 SMR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세제 지원 방안도 내놨다.

기업들도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에 SMR 전용 제조공장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는 육상 원자로 기자재를 넘어 SMR 기술을 적용한 원자력 추진선 개발에도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SMR은 아직 매출이 발생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원자로를 반복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테라파워와의 협력도 실제 발주와 후속 호기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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