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007' 제임스본드 같은 캐릭터와 시리즈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만화적 영웅 캐릭터가 국내에 귀하지만 관객들이 사랑해주시면 시리즈로 제작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재훈, 김성균, 고아라, 조성희 감독이 참석했다.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은 겁 없고 정 없고 기억 없고 친구도 없지만 사건 해결은 99퍼센트 성공률을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이 20년간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던 중 베일에 싸인 거대 조직 광은희의 충격적 실체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늑대소년'의 각본,연출을 맡았던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조성희 감독은 영화에 대해 "전통적인 필름 느와르를 표방해 시작했다“라며 ”미국 하드보일드탐정 물을 어떻게 하면 80년대 대한민국으로 옮겨올 수 있을까 하는 가공과 변형 과정이 관건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배경이 되는 마을에 대해 조성희 감독은 "비현실적이지만 과감한 표현들, 표현주의적인 표현을 하기 위한 야심을 가지고 만들었다"라고 주안점을 꼽았다.
주연배우 이재훈은 “홍길동이라는 인물은 사건 해결율이 99프로를 자랑하는 불법 흥신소의 사립 탐정”이라고 배역에 대해 소개했다.
이재훈은 “매사에 까칠하고 친절하지 않고 만사 귀찮아하지만 사건 해결에 있어서 무서울 정도로 집요한 인물이다. 20여년 동안 찾지 못했던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거대 조직과 맞닿고 이야기가 전개된다”라고 영화에 대해 전했다.
조성희 감독은 주인공의 이름을 홍길동으로 한 것에 대해 “고전 ‘홍길동전’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이름 뿐 아니라 홍길동이 가지고 있던 것, 자기만의 방식으로 부조리한 점을 바로잡으려는 것과 아버지 세대와의 갈등이 매력으로 다가왔다”라며 “한국적인 영웅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 속 홍길동은 고전 인물보다 교활하고 가끔 비겁하고 잔인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감독은 “홍길동이라는 이름이 흔하지만 주변에 실제 홍길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라며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대도 없는 익명성이 영화에 유령 같은 홍길동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재훈은 홍길동 배역에 대해 “캐릭터 소개에 겁도 없고 자비도 없다고 설명했는데 저는 다 있는 것 같다”라며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 이렇게 부정적이거나 좋아하지 않는 인물일 수 있는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라며 “감독님이 그게 영화에 매력이라고 말해주셨다. 영화에 홍길동이 등장해서 관객들에게 보여진다면 신선하게 각인 될 것이라고 해주셔서 그걸 믿고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재훈은 “어렸을 때 큰 사고를 당해 감정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소통이 매끄럽지 못한 인물”이라며 “트라우마로 인해 악몽에 시달리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친구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재훈은 “영화 속 처음과 마지막 장면에 무전기를 쓰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시그널’을 촬영하면서 평행이론처럼 느껴졌다”라고 재치 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성희 감독은 이재훈이 홍길동 역할을 한 것에 대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의미를 더했다.
조 감독은 “이재훈은 주인공 홍길동의 말투나 외모 등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두해둔 부분을 모두 가지고 있는 배우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재훈이 주변 사람들을 많이 챙겼다. 배탈이 난 스태프에게 몰래 가서 약도 주었더라. 마음 씀씀이가 갸륵한 배우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성균과 고아라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이후 영화를 통해 재회했다. 김성균은 “고아라를 드라마 촬영 당시 한 번도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배역에 몰입이 되어 있었던 상태였다. 당시 체격도 키웠었다”라며 “이번 황회장 역할을 보고 예쁘구나 느껴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고아라는 “대본을 보며 웃음이 나더라. 김성균과 편하게 있다가 영화 현장에서 만나니 새로웠다. 김성균을 볼 때마다 놀랐다. 멋있었다. 영화를 보면 관객들도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연배우 세 사람을 비롯해 조성희 감독은 속편 제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성균은 "꿈이 하나 있다. 시리즈물에 몸을 한 번 담궈보는게 소원이다. 영화를 통해 꼭 이루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아라는 "꼭 나왔으면 좋겠다. 다음 편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관객분들께서 많이 봐주셔야 속편이 나올 수 있다.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재훈 역시 "속편을 기대하고 있다. 굉장히 재미난 소재이고 추리물로서도 그렇고 탐정이라는 소재가 많은 이야기를 양산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기에 영화를 많이 사랑해주신다면 충분히 속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성희 감독은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다 '007'의 제임스본드 같은 캐릭터와 영화를 만들고자 한 것이었다. 외국에서 만화적인 영웅캐릭터가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귀하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사랑해주시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시리즈 제작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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