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야당 재정확대 필요성에 호응나랏빚 사상 최고치 발표 이후 ‘재정확대’ 언급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선을 며칠 앞두고 여당 공약에 맞장구를 쳤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돈풀기’ 장단에 호응한 것이다.
총선을 한 달 여 앞두고 청년·여성일자리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해 한 차례 논란에 휩싸인 이후, 또 한 번 재정정책의 확장적 기조 변화 시그널을 꺼내들었다.
지금까지 유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보다 확장적 재정정책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이번 총선 지원사격 논란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이달 6일 유 부총리는 조선비즈가 개최한 행사 강연에서 ‘경기대응 수단으로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일종의 컨센서스다’며 ‘한국은 재정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양적완화와 재정확대 공약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연구원 40주년 기념 국제포럼에서도 재정을 더 풀 여력이 있다며 재정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 부총리는 취임 이후 줄곧 재정건전성을 우선순위에 둔 학자다운 모습을 보여왔다. 소비절벽과 내수부진 우려가 극에 달했을 때 꺼내든 미니부양책도 하반기 재정을 앞당겨 쓴 재정조기집행으로 재정확대와 다소 거리가 있다.
3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경제가 둔화되고 있다고 공식화했을 때도 재정확대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제위기론에 대해 근거 없는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날리면서 우리경제는 선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KDI가 경기둔화 가능성이 축소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긍정적인 경기전망을 내놓은 날 나왔고, 정부가 국가부채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언급된 것이다.
경기둔화가 축소되고 나랏빚이 사상 최고로 치솟았을 때 재정을 늘리겠다고 재정정책 기조변화를 예고한 게 여당의 요구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총선 이후 정부의 재정정책 변화는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당의 양적완화 핵심은 기업의 구고조정을 지원하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지출을 늘리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상반기 전후로 추경을 집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다만, 유 부총리는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 편성은 필요하지 않다며 추경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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