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확립된 이래 ‘호황→후퇴→불황→회복’이라는 사이클은 각 국가와 세계경제를 막론하고 이어져 왔다.
그럼 우리나라는 지금 ‘불황’인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가. 대답은 ‘아니다’다. 우리나라는 ‘후퇴’하고 있다. 가계와 기업, 내수와 수출이 곪아 터지기 일보직전이라는 얘기다.
단계마다 기업과 가계의 대응은 구별된다. 물론 정부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대응과 정책은 올바른 경제진단과 전망에서 시작된다. 이미 가계와 기업은 지갑을 닫고 바닥을 대비하고 있다.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30대 기업은 지난해보다 올해 투자를 3.5% 줄였다.
‘경제전문가’라고 평가받았던 유 부총리가 이걸 모를 리 없다. 누군가 시켰다. ‘좋다고 말해라. 수출이 개선되고 있다고, 정부 정책(개소세)이 내수에 긍정적이라고’. 아주 적절한 시점이다.
이를 보고 가장 손을 떨었던 곳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었을 것이다. KDI는 자신들이 배출한 ‘경제전문가’ 유 부총리를 앞에 두고 기획재정부의 경제동향을 반박하기도 했다.
“경제진단도, 전망도 너무 긍정적입니다. 부총리님!”
유 부총리가 경제상황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낙관론을 폈다면,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다.
실제 유 부총리의 시각은 현재 경제가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우리나라 가계빚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GDP 대비 가계부채는 13년째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다. 사상 첫 1200조원을 돌파했다.
서민들의 식탁물가가 치솟아 소비자물가가 1%대로 올라갔는데, 설명절 계기로 서민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수출부진이 우리경제 가장 큰 위협요소라고 말한 지 열흘 만에 수출부진은 완화되고 있다고 했다. KDI에 따르면 2월 일평균 수출은 전달보다 하락해 수출부진은 더 심해졌다.
경제정책은 최경환 전 부총리의 것을 그대로 베껴 쓰고 있다. 사실상 발전했거나 과감한 정책은 전무하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9.2%로 통계집계 이후 가장 높았고, 체감 청년실업률은 2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말 청년일자리 대책을 내놓겠다고 호언했지만, 추가로 투입되는 예산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올바른 대응은 정확한 경제진단과 전망에서 출발한다. 경제수장이 먼저 말해야 한다. 현재 힘든 상황이라고. 우리경제가 힘들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고하고 국민들이 정부의 의지를 공감할 때, 정부가 목소리만 높이고 있는 구조개혁, 경제활성화법 통과도 수월해진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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