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곡성’ 강렬하다, 궁금하다, 기대된다(종합)

사진=최신혜 기자

"오랜만에 영화다운 시나리오를 받아봤어요.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에 놀랐습니다."

황정민은 '곡성'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나홍진 감독이 참석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곽도원이 시골 마을의 경찰 정구로, 황정민이 무속인 일광으로, 마지막 목격자 무명으로 각각 분한다.

이날 곽도원은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각인되었던 악역을 벗고 평범한 경찰이자 아버지로 돌아왔다. 곽도원은 “평범한 경찰 역할이다”라고 배역을 설명했다.

곽도원은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성격 구절이 떠오른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의문의 사건이 터지고 딸에게 증상들이 생기며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혼란스럽고 감정 변화가 되는 과정이 힘들었다. 고통스러웠다”라고 털어놨다.

황정민은 시나리오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그동안 여러 시나리오를 받아보면서 정말 영화 다운 시나리오를 받아본 지가 참 오랜만이었다.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를 보고 놀랐다”라고 회상했다.

천우희 역시 시나리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이야기가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 궁금했다”라며 “읽으며 흥분감을 느꼈다. 경이롭고 짜릿했다”라고 말해 기대를 당부했다.

나홍진 감독 /사진=최신혜 기자

나홍진 감독은 6년 만에 신작 ‘곡성’을 선보인다. 그는 “아직도 후반 작업이라서 정신이 없다. 오랜만이라서 긴장된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나 감독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라며 “기존의 장르 영화라 규정짓는 장르 영화 안에서 다양한 장르들, 변종 장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나홍진 감독은 영화관람등급이 18세가 아닌 15세 등급을 받은 것과 관련해 “‘황해’가 개봉하고 크리스마스 날 극장에 갔었다. 영화를 보던 여자 관객이 점퍼를 뒤집어 쓰더라. 크리스마스 때 그 모습을 보고 굉장히 죄송스러웠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건가 생각했다. 그 모습이 아직도 각인되었다”라고 달라진 생각에 대해 전했다.

‘곡성’은 한국영화 작품에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최초로 투자한 작품. 작업에 차이를 묻는 질문에 나홍진 감독은 “말이 잘 통하지 않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십세기폭스 측에서 전혀 영화에 손대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믿어주셨다”라고 말하며 작업이 순조로웠음을 드러냈다.

곽도원-황정민-천우희/사진=최신혜 기자

‘곡성’은 산에서 3개월간 동고동락하며 촬영했다. 배우들은 이날 고된 촬영에 입을 모았다. 곽도원은 “산 속에서 3일간 추격 장면을 연기했다. 무엇을 위한 고생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지만 6개월 간의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연기가 어떻게 보여질까 궁금하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촬영 당시 정말 추웠다. 산에서의 촬영이 쉽지 않았다. 어디 갈 때까지 가보자 했다. 바닥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곡성’에서는 여배우라라고 해서 홍일점의 모습보다 여배우로서 있었던게 아니라 인간으로 있었다. 감독님, 선배님들과 우리는 전우애라고 말했는데 와닿았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무당 연기를 위해 실제 무속인을 만나 연기 자문을 구했다. 그는 “무당 선생님들을 만나서 굿하는 것도 보고 같이 밥을 먹으며 이야기도 나눴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15분간 커트 없이 이어진 굿 장면에 대해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라며 “무당 역할이니 관객들을 진짜 무당으로 설득하는게 고민이었고 걱정이었다. 굿을 하는 연습을 했는데 순서를 정확히 연습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연습해서 되는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리허설을 하고 쾌감을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영화 '곡성'은 오는 5월 12일 개봉한다.

이이슬 기자 ssmoly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