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활성화 카드 줄어드는 정부구조개혁 매진하지만 ‘여소야대’ 난관
우리경제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올해를 마감하면 2%대 성장과 함께 저성장 고착화가 우리경제를 휘감게 된다.
마음이 급한 건 정부뿐이다. 쓸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써서라도 경기활성화에 매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남아 있는 카드도, 여건도 좋지 못하다.
19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전망도 내렸다.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는 각각 0.2%포인트 내린 2.8%, 1.2%로 예상했다. 1분기까지 3%대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정부의 손을 들어줬던 한은마저 우리경제 상황을 저성장에 가깝게 느끼고 있는 셈이다.
우리경제를 활성화 기조로 안착시키기 위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몇 장 남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 재미를 봤던 개별소비세 인하는 사용했고, 재정을 조기집행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재정을 추가로 확대하기는 힘들다. 이미 1분기에 올해 쓸 돈 가운데 3분의 1을 집행했다. 하반기 쓸 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추경을 위해서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여야 내부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20대 국회가 시작한 이후에는 하반기로 넘어가게 된다. 유 부총리가 추경을 결단해도 현실적으로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하고,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은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결국 정부가 기댈 수 있는 부분은 통화·재정정책보다 ‘구조개혁’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 부총리가 노동개혁법과 서비스법 등을 40여일 남은 19대 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 야당 협조를 구하며 협상에 이르는 등 사실상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총선 이슈로 속도감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선료 협상 전망은 쉽지 않고, 대형 조선3사의 구조조정은 정부의 기대만큼 재촉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마음 급한 유 부총리가 미국에서 특정 기업을 지목하면서까지 기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역설한 이유다.
익명의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잠재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통화·재정정책의 단기효과에만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되고, 중장기적으로 정책을 짜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부실기업의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이 필수적이지만, 상황이 (정부에게)유리하게 흘러갔다고는 보기 힘든 것 같다. 이와 동시에 단기 부양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가 많이 답답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hsc329@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