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생존 위한 구조조정 불가피현대중 노조, 오히려 임금인상 요구 논란호황기 때 임금수준 유지는 불가능 지적노조가 생존을 위해 대승적 결단 내려야
26일 정부는 대형 조선사에 추가 인력감축 등 더 강력한 자구계획을 요구하고, 해운업계에 는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등 정상화 방안 진행경과를 살펴보고 대응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조선업계에 대한 인력 감축을 요구한 것은 적자가 쌓이고 수주실적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직원 수와 임금 수준은 호황기 때에 맞춰져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전체 직원의 10%인 3000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5일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을 규탄하고 나섰다.
노조는 “부실 경영진은 책임지지 않고 노동자의 희생만 요구하는 구조조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회사 경영 개선에 정몽준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하는 등 직접 나서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측은 아직까지 노조에 공식적으로 구조조정과 관련한 방안을 전달하지 않았다. 구조조정 계획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긴축 경영 의지를 밝히면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고강도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20년 미만 근속자들에게 특별 보상 폐지’ ‘임금피크제를 3년 앞당겨 56세부터 도입’ ‘구조조정 시 노조와 합의가 아닌 협의’ 등의 내용이다.
노조는 사측의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며 오히려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달 4일 임단협 협상 출정식을 갖는 노조는 올해 기본급 6.3% 인상, 성과급 250% 지급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노사가 힘을 합쳐도 부족한 상황에서 임단협 협상이 벌써부터 난항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조선업계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인력 감축도 불가피한 상황에서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는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경영계는 야당이 국회 다수 석을 차지하고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계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 대표까지 인력 구조조정을 막겠다며 유세활동을 펼친 바 있어 사측의 부담은 더욱 큰 상황이다.
하지만 조선업계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노조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회사의 생존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웃나라 일본의 국적항공사인 일본항공(JAL)은 2010년 실적부진과 2조3000억엔에 달하는 부채로 파산하고 만다.
이후 일본항공은 노조의 협조로 대대적인 조직 재편과 함께 인력과 임금조정에 성공하면서 2012년 부활할 수 있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담화문을에서 “일감이 줄어드는 만큼 호황기에 만들어진 지나친 제도와 단체협약 사항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노동조합도 오로지 회사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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