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리뷰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은 파격조차 틀이 생겨버린 한국영화 시장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처음 만화책을 열었던 순간 느꼈던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탐정 홍길동'은 순식간에 관객을 빨아들인다.
'탐정 홍길동'은 겁 없고 정 없고 기억 없고 친구도 없지만 사건 해결은 99퍼센트 성공률을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이 20년간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던 중 베일에 싸인 거대 조직 광은희의 충격적 실체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마치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라고 시작되는 구전동화처럼 시작된다. 관객에게 철저히 판타지를 표방했음을 알리며 시작되는 영화는 그렇기에 흥미롭고 상상을 더한다.
배경이 구체적으로 암시되지는 않지만,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시대배경과 옛 소품들이 짐작케한다.
홍길동(이제훈 분)은 어머지를 죽인 원수 김병덕(박근형 분)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김병덕은 홍길동이 찾기 바로 직전 의문의 일행들에게 납치되고 이를 알게 된 홍길동은 김병덕을 찾아 나선다.
이 길에는 김병덕의 어린 두 손녀가 함께한다. 그렇게 셋은 웃지 못할 원수와의 동행을 이어간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비주얼이다. 마치 만화책을 한 장씩 넘기듯 펼쳐지는 판타지적 비주얼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두운 도시에 짙게 깔린 음울한 기운과 쉴새없이 등장하는 총은 익숙한 정서는 아니지만, 매력있게 다가온다.
시종일관 중절모에 바바리 차림으로 농촌(?)을 누비는 홍길동은 할리우드 고전 누아르 영화를 연상시키는 익숙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리얼리티와는 거리가 멀다. 매 장면 영화 주의로 다가간 '탐정 홍길동'은 스타일리시한 장면을 만드는데 집중한 모습이다.
조성희 감독의 전작인 '늑대소년'과 연결되는 지점도 발견할 수 있다. '탐정 홍길동'을 통해 조성희 감독의 개성은 확실해졌다. '늑대소년' 송중기를 통해 투영한 판타지도 '탐정 홍길동' 이제훈을 통해 귀결되었다.
주인공 이름을 고전 홍길동에서 차용했지만, 그의 활약보다는 그가 왜 홍길동이 되었는지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를 풀어낸다. 또 그의 매력과 개성을 드러내며 홍길동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데 주목한 모습이다.
영화는 관객에 따라 제각각 다가갈 것 같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마지막까지 전개되는 영화의 정서를 관객이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포인트. 한국적 정서가 아닌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홍길동과 동행하는 김병덕의 두 손녀가 웃음보를 자극하며 자칫 지루해져가는 스토리라인에 활력을 더한다.
이제훈은 괴짜 홍길동을 완벽하게 입었다. 매력적이고 유쾌하며 섹시하다. 도시적인 외모에 담백한 말투는 지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조성희 감독이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을 매력있게 그리는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김성균의 악역 변신도 볼만하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이후 김성균은 다소 친숙한 이미지였지만 '탐정 홍길동'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분한다.
고아라 역시 매력있다. 도도하고 섹시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고아라라는 배우가 가진 매력을 십분 살린다. 125분. 15세 관람가. 5월 4일 개봉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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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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