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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회 맞는 ‘비정상회담’, 정상적으로 변해야 할까? (종합)

[현장에서 ①] 100회 맞는 ‘비정상회담’, 정상적으로 변해야 할까? (종합)

등록 2016.05.03 16:07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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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회 맞는 ‘비정상회담’, 정상적으로 변해야 할까? (종합) 기사의 사진

과연 ‘비정상회담’은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빌딩 견학홀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희정 PD를 비롯해 성시경, 전현무, 유세윤 등이 참석했다.

2014년 7월 첫 방송된 ‘비정상회담’은 세계 각국 청년들의 시선으로 한국 청춘들이 봉착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30일 방송을 기점으로 100회를 맞는다.

이날 김 PD는 “10회였을 때 떡 케이크를 돌리면서 자축하는 오프닝을 내보낸 적이 있었는데, 벌써 100회라니 안 믿긴다. 꾸준한 사랑을 주셨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세윤은 “자축할 때 느낌이 100회를 맞은 느낌으로 했다. 100회까지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뜻 깊었다”고 말했다.

또 전현무는 “이렇게 오래할 지 몰랐다. 1년 반 이상을 매주 토론한다는 게 쉽지 않다. 그만큼 할 이야기도 많고 고민도 많다는 걸 느꼈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100회 맞는 ‘비정상회담’, 정상적으로 변해야 할까? (종합) 기사의 사진

성시경 역시 “이렇게 많이 준비하고 패널 선택에 신중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생각한다. 좋고 쉬우면서도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오래돼서 신기하고 좋다”고 말했다.

김 PD는 이렇게 ‘비정상회담’이 1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것에 3MC의 덕으로 돌렸다. MC들이 끊임 없이 노력하는 만큼, 제작진 또한 프로그램이 더 나은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수많은 회의를 거친다.

이날 100회를 맞은 만큼 ‘비정상회담’의 포맷에도 변화가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꽤 오래 거쳐온 만큼 시청자들이 질려 할 수도 있다. 외국인 패널들이 점점 한국의 문화에 적응해 가며 처음보다 임팩트 있는 모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김 PD는 “프로그램에 대해 매주 회의를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변화를 꾀하겠다고 전해진 바는 없다. 초심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면 우리의 잘못이긴 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생각을 해보니 제일 처음에 많은 분들이 신기해했던 것은 외국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한국말을 잘 하나였다. 이제 이들이 한국말을 하는 게 신기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나름의 생각을 전했다.

성시경은 “시청자들이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외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했다면 별로 이렇게 뜨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0회 맞는 ‘비정상회담’, 정상적으로 변해야 할까? (종합) 기사의 사진

그러면서도 “요즘 들어 아쉬운 점은 다들 너무 한국사람처럼 됐다. 예전이라면 깜짝 놀랄 만한 것들인데 요즘은 많이 부드러워진 것 같다”며 “재미있는 이야기보다 날카롭게 우리가 몰랐던 모습을 알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면, 그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전현무는 “포맷을 바꿔서 일상생활 속 문화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걸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좀 미시적으로 혹은 문화권 별로 심도 깊게 이야기를 나눠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유세윤은 “인간 본성,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싶다. 삶은 무엇일까, 왜 태어났을까 고민을 죽을 때까지 하는데 그런 것을 다뤄보고 싶다”고 깊은 생각을 밝혔다.

다른 국적과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항상 결론은 ‘다름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가’로 귀결된다. 성시경 역시 “예를 들어 여성의 인권이 존중 받지 못하는 경우 한 인간으로서 가치 판단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100회 맞는 ‘비정상회담’, 정상적으로 변해야 할까? (종합) 기사의 사진

MC들은 이에 대한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자신들이 MC들이 ‘비정상회담’을 끌어 오면서 스스로 변화된 점은 있다고 했다. 장위안이 ‘무조건 중국이 옳다’고 했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유세윤은 “알게 모르게 생각하는 게 바뀌었다. 이전에 알고 있던 기본 지식이 많이 없으니 하나하나 들을 때마다 크게 다가오고 흡수된다”고 말했다.

이어 “깊숙이 느껴질 때가 있어서 방송 끝나고 찾아볼 때도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인식에서 더 나아가 세계에 대해 알게 되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성시경은 “외국인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이제는 ‘백인 친구’가 아니라 그냥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그런 효과만 생각해도 꽤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뿌듯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00회 맞는 ‘비정상회담’, 정상적으로 변해야 할까? (종합) 기사의 사진

마지막으로 김 PD는 “고민도 많이 하는 시기다. 왜 처음 같지 않고 밋밋해졌는지, 왜 한국사람 같아졌는지”라며 “우리는 달라지지 않았고 시청자들이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시청자들이 새롭게 느끼도록 하는 게 우리 임무인 것 같다. 신선함을 주면서 좋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비정상과 정상을 구분하는 흑백논리 대신 다름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지고 ‘비정상회담’에 다가간다면 좀 더 풍성하게 방송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비정상회담’은 100회를 기점으로 좀 더 신선한 방식을 통해 다름을 선사하고, 지금처럼 재미와 토론의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한층 설득력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사진=JTBC]

이소희 기자 lshsh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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