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차입금 상환 목적···역할 변화 없어”최 부회장, 계열분리 앞서 SK건설 포기했다는 해석도
4일 SK건설은 최창원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 156만9326주(지분율 4.45%)를 모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매각대금은 주당 3만3000원으로 총 5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 부회장은 이번 매각으로 SK건설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게 됐다. 그는 SK㈜(지분율 44.48%)와 SK케미칼(28.25%)에 이어 SK건설의 3대 주주였으며 개인적으로도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케미칼 측은 최 부회장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가 SK케미칼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상환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최 부회장은 경영권 강화의 일환으로 약 514억원을 투입해 SK케미칼 보통주 63만9391주(2.63%)를 사들였다. 당시 그는 SK D&D 주식 160만주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500억원을 차입해 재원을 마련한 바 있다.
최 회장이 SK건설 지분을 매각한 곳은 SK그룹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케미칼 측은 최 부회장이 지분을 모두 매각했지만 SK케미칼이 SK건설의 2대 주주인 만큼 책임과 역할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근 SK그룹의 ‘계열분리설’이 또 다시 불거졌다는 점에서 최 부회장의 지분 매각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을 SK가스와 SK신텍, SK유화 등 자회사를 거느린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키워왔다. 지금도 자회사를 중심으로 바이오 화학과 제약 부문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SK건설은 그룹 지주회사인 SK㈜와 최 부회장 그리고 SK케미칼이 지분을 나눠가진 유일한 회사로 여겨졌다. 최태원 SK 회장이 SK케미칼 주식 일부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최 부회장(지분율 17%)과 비교해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 부회장이 오너 일가로는 SK건설 지분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어 계열분리가 이뤄진다면 SK건설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는 재계의 큰 관심사였다.
최 부회장과 SK케미칼의 주식수를 모두 더할 경우 지배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SK건설이 SK케미칼 진영에 묶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 부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모두 정리함에 따라 그가 SK건설을 포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SK가스·SK신텍·SK유화 등 기존 자회사로만 그룹을 꾸릴 것을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케미칼이 SK건설의 2대주주로서 여전히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과제다. 최대주주인 SK㈜로서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해당 지분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행보로 SK케미칼이 SK건설을 품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면서 “이제는 SK케미칼이 보유 중인 SK건설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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