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현대증권 본사 맞은 편에는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가 위치해 있다. 이 곳 역시 1층 정문에 똑같은 플랫카드가 걸리면서 서로 사이좋게 마주보는 형국이 됐다.
지난 1일 KB금융그룹은 그룹 내 증권 계열사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통합추진단은 향후 통합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은 물론 통합 작업을 총괄할 ‘통합추진위원회’를 비롯해 실무총괄을 담당하는 ‘PMO(Project Management Office)’, 실행업무 진행 역할을 맡는 ‘통합추진팀’으로 구성된다.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과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을 비롯해 김옥찬 KB금융 사장이 통합추진위에 포함됐고, 이동철 KB금융 전무 등이 실무진을 이끌 예정이다.
지난 3월31일 KB금융이 현대증권의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부터 두 회사는 어느 때보다 조직원 간 화합을 최우선으로 삼고 통합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슷한 시기 미래에셋으로 합병을 눈앞에 둔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거센 거부감을 표출한 것과 달리 현대증권 임직원들은 KB금융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안도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KB금융도 구체적인 합병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 불필요한 언급을 삼가는 등 현대증권을 최대한 배려했다. 통합워크숍 장소를 현대증권 연수원으로 결정하고, 행사 명칭에서 현대증권을 KB보다 먼저 표기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의 임기를 통합법인 출범 전까지 그대로 유임시키기로 결정한 것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증권 매각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오릭스PE는 사장 교체를 추진하며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킨 바 있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통합 법인 출범과 함께 얼마나 빠른 시일 내 시너지를 구체화할 수 있는지에 모아진다. 여기에 서로 상반된 조직문화를 가진 양사 임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금융과 증권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세우는 쉽지 않은 일도 남아 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자기자본 5조8000억원 규모의 통합 미래에셋대우, 4조50000억원의 NH투자증권을 잇는 업계3위권의 거대 증권사로 새롭게 탈바꿈하게 된다. 두 거대 회사의 화학적 결합을 기대해 본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hm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