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신영자 이사장’ 구속영장···검찰수사 급물살(종합)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검찰 출석. 사진=최신혜 기자 [e-mail]

검찰이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에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입점시켜주는 대가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화장품업체, 요식업체 등 다수 업체로부터 30억원 가량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의 구속 영장 청구에 이어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4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신 이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자신의 아들 장모씨가 소유한 BNF통상을 통해 컨설팅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배임수재) 것으로 보고 있다.

bnf통상은 신 이사장 아들 장모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업체로, 실질적인 운영은 신 이사장이 맡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 1일 신 이사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혐의와 함께 회삿돈을 빼돌린 횡령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이 BNF통상을 운영하며 가족들을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급여 명목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이사장의 첫째 딸(1995년~ 2010년)과 둘째 딸(2002년~2010년)은 BNF통상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40억원 상당의 급여를 챙긴(횡령)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 이사장의 영장 청구를 기점으로 검찰의 롯데그룹의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먼저 신 회장의 최 측근인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소진세 사장 등 이른바 ‘신 회장 남자’ 3인방부터 소환해 조사한 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수조원대 손실을 본 중국 사업뿐 아니라 여러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 계열사 유상증자 과정에서도 배임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계열사간 내부거래에서 물품 등을 고의적으로 싸게 파는 수법으로 롯데 오너가와 연관된 핵심 계열사에 수익을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이 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는 롯데그룹을 콘트롤하는 정책본부가 주도했으며, 사실상 정책본부를 이끄는 신 회장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그룹을 총괄한 만큼 각종 의혹 대한 사안들을 직접 지시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배임과 횡령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 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롯데케미칼과 일본 롯데물산 간의 거래 내역을 확보하기 위해 법무부에 일본 사법당국에 대한 형사사법 공조요청서를 제출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일본 주주들이 반대한다며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화학원료를 수입하면서 원료 수입과는 관계없는 계열사 일본 롯데물산을 중간에 끼워넣어 '통행료' 명목의 자금을 일본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날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김포공항으로 귀국해 "신영자 이사장의 각종 비리 혐의에 대해선 아는바가 없다"며 "검찰 측에서 소환 통보가 오면 성실하게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