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동빈 불구속 처리로 ‘롯데 수사’ 마무리할 듯

낮은 구속 가능성·경제 영향 감안

신격호·신동주 父子도 불구속키로

전문경영인도 불구속 기소로 가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 수사팀은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최신혜기자 [e-mail]

롯데그룹 경영 비리에 대한 4개월 간의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당초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신 회장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뒤 수사를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 롯데 총수 일가를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종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오는 17일 법무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 사실상 수사 종결을 위한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검찰은 지난 9월 26일 1750억원대의 횡령과 배임 혐의로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구속영장을 기각 처리했다.

검찰은 이후 영장 재청구와 불구속 기소를 두고 고민했으나 영장을 재청구한다고 해도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신 회장의 구속 이후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불구속 기소로 사법처리 방향의 가닥을 잡고 법리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과 더불어 증여세 탈세와 배임, 부당 급여 수령 혐의를 각각 받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도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 씨는 탈세 혐의로 이미 지난 9월 27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렇게 되면 롯데그룹 총수 일가 중에서는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만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외에도 그룹 계열사 전문경영인 중에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전문경영인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적이 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