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열고 경영현황 설명“빅 2체제 동의하지만 시기상조”“청산시 한진해운보다 큰 후폭풍”“반드시 이익 내는 회사로 재탄생”
정 사장은 2일 서울 다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대우조선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각종 우려에 대해 해명하고 경영현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간담회에는 정 사장을 비롯해 김열중 부사장(CFO)과 조욱성 부사장이 함께 자리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선·해운 경쟁력 강화방안은 조선 빅3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을 기본으로 작성됐다.
앞서 맥킨지 보고서는 우리나라 조선업을 빅2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조선업 경재력 강화 방안에 빅2체제와 관련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빗나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우조선에 대한 처리 방안을 사실상 다음정부로 넘겼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정 사장은 “개인적으로는 빅2 체제 개편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 대우조선을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빅2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대우조선을 청산하거나 현대와 삼성 가운데 한곳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두방법 모두 현재로써는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을 정리하게 되면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보다 더 큰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대우조선이 쌓아왔던 기술력과 잠재력을 포기하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라는 설명이다.
또한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조선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태로 현재 조선업 업황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정부가 2018년까지 대우조선을 정상화시켜서 제3자에게 매각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며 “그렇게 되면 국가 경제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대우조선이 쌓아온 옥포조선소의 잠재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저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회사를 매각하는 것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당장 문을 닫자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주 회복이 시급하지만 내년까지도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정부가 2020년까지 11조원 규모의 공공발주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중소 조선소의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해 50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수주액은 15억달러 수준이다. 정 사장은 남은 두달동안 잘해야 10억달러 정도의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은 5조3000억원 규모로 세웠던 자구계획을 6조원 수준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거제 직원 기숙사 단지 등을 매물로 내놨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이 현대와 삼성에 비해 수주잔량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불황기를 더 오래 버틸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 수주잔량은 350억달러 규모로 경쟁사에 비해서 100억달러 이상 많다”며 “수주잔량이 많다는 것은 시장이 나빠서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낫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일으켰던 소난골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시간의 문제일뿐 인도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 사장은 “소난골은 앙골라 국영 회사이기 때문에 회사가 궁극적인 위험에 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앙골라가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인도가 지연되고 있지만 유가가 50달러 이상으로 회복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사장은 “대우조선의 자력 생존에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자체의 잠재력은 어느 조선소 못지않다고 자신한다”며 “현재 어렵다고 해서 그동안 쌓아왔던 옥포만의 잠재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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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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