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3000억원 신규자금 지원“필요한 최선의 금융지원” 언급하기도머스크, 올 3분기 영업이익 적자 기록제2 치킨게임 전망 속 운임인상 변수도현대상선 턴어라운드 가능성 희박
돌발변수에 정부는 신규자금지원이라는 카드를 내놨다. ‘2M 가입’이라는 성과를 내지 못하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해운업 구조조정 실패’라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자는 셈범으로 풀이된다.
해운업계에선 정부가 한국 해운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대가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꾸려는 꼼수란 지적이다. 현대상선의 재정 상황은 정부의 정책지원과 재원 조달 없인 향후 1년간의 운영도 어렵다고 예상했다. 이미 자생력은 잃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현대상선은 2M과의 전략적 제휴를 최선의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2M Alliance 협상 타결’ 및 ‘현대상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12월 중 현대상선에 3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부행장은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향후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게 적기에 턴어라운드 하는 데 있어 필요한 최선의 금융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원 형태는 약 3000억 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CB(전환사채) 형태로 지원한다. 이 중 산업은행이 분담하는 비율은 60% 가량인 1800억 원이다. 나머지 채권기관에서 남은 1200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채권기관이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할 경우 산업은행이 홀로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상선은 해당 자금을 본입찰이 임박한 스페인 TTIA 알헤시라스 터미널 인수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4일 스페인 TTIA 알헤시라스 터미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은 이달 말 혹은 내년 1월 초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3000억원 지원 외 향후 현대상선의 정상화 과정에서 금융지원 필요시 적기에 이를 이행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산업은행 지원과 지난 10월 말 발표된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 등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현대상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정부의 맞춤형 정책과 전폭적인 자금 지원 하에 이뤄질 모양새다. 현대상선이 제시한 오는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영업이익률 5% 달성 목표를 담은 중장기 경쟁력 제고 방안 실현도 정부의 도움 없인 어렵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는 과거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수익률 6.5%를 달성한 현대상선의 저력을 살려 미주와 아주 지역에서 특화된 해운사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해운업 속에서 자금력이 없는 현대상선에게 정부의 지원은 필수불가결이다.
향후 글로벌 해운업은 제 2차 치킨게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운임 증가로 원가 부담 증가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 경우 초대형 선박이 없는 현대상선은 또 다시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갖추고 정부가 목표로 잡은 한국 해운산업 성장을 위해선 2M 가입이 가장 확실하다. 때문에 다른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이상 정부는 재논의가 예정된 3년 후까지 지원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머스크도 올 3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이미 적자를 이어온 현대상선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라며 “결국 정부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 듯,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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