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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맞는 권오준, 포스코 재건 계속된다

[그들이 연임 성공한 이유]‘시즌2’ 맞는 권오준, 포스코 재건 계속된다

등록 2017.02.07 08:14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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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위기상황서 구원투수 등판구조조정 일단락 후 본격 재도약각종 의혹 속 실적으로 능력입증연임 성공 포스코 담금질 3년 더

권오준 포스코 회장.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연임에 성공하며 ‘시즌2’를 맞게 됐다. 지난 3년간 포스코 재건에 매달려온 결과 실적 개선을 이끌어 냈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되면서 연임 확정 과정은 험난했다. 하지만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포스코는 지난달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로부터 권 회장이 차기 CEO후보로 적합하다는 자격심사 검토 결과를 보고 받았다. 후추위는 권 회장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을 진행했고, 권 회장이 기업 체질과 수익성을 개선한 성과가 컸다는 평가를 내렸다. 권 회장은 다음달 1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포스코를 위기에서 건질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취임일성으로 ‘철강 본원의 경쟁력 회복’을 내세운 권 회장은 철강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 및 자산 구조조정에 집중했다. 전임인 정준양 전 회장이 철강업과 관계없는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면서 포스코 부채가 14조원대까지 늘어난 탓이다.

이 때문에 2010년 5조5525억원에 달했던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2013년에는 2조9961억원까지 떨어졌다. 순이익은 2010년 4조1856억원에서 2013년 1조3552억원으로 줄면서 더욱 극명한 추락세를 보였다.

권 회장이 취임하기 이전에 극도로 악화된 포스코의 재무구조는 이후에도 포스코에 영향을 줬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2014년 3조2135억원, 2015년 2조4100억원으로 하락했다. 순이익은 2014년 5566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못했고 2015년에는 급기야 9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 창업 47년만에 기록한 첫 순손실이다.

하지만 이는 포스코의 기초 체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이다. 특히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권 회장은 과감히 총대를 메고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했다. 권 회장은 취임 초 세웠던 구조조정 목표 149건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126건을 마무리 했다.

구조조정을 일단락한된 뒤 포스코의 재도약이 시작됐다. 특히 재무건전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순차입금을 7조1000억원 줄임으로써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74.0%로 낮췄다. 특히 포스코 별도 부채비율은 17.4%로 창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시즌2’ 맞는 권오준, 포스코 재건 계속된다 기사의 사진

구조조정에 집중하는 동안 포스코의 실적은 추락을 거듭했지만 내실이 단단해지면서 경쟁력은 강화됐다. 권 회장은 취임 3년차인 지난해 마침내 연결 기준 매출액 53조835억원, 영업이익 2조8443억원의 실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구조조정 영향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8.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8.0% 증가했다. 또한 순이익은 1조482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물론 1조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률은 10.8%를 기록하며 2011년 이후 5년만에 두자리수를 회복했다.

지난해 포스코가 철강업계 불황 속에서도 준수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권 회장의 전략적 선택 덕이다. 권 회장은 수익률 회복을 위해 WP(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전사적 수익성 개선, 비용 절감 노력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WP 제품 판매량의 확대는 특히 눈길을 끈다. WP는 세계에서 포스코가 단독으로 생산하거나 상위 몇몇 업체만 생산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술력이 중요하다. 지난해 포스코의 WP 제품 판매는 전년 대비 326만3000톤 늘어난 1597만3000톤에 달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포스코의 WP 제품 판매 비중은 47.3%로 절반에 육박하게 됐다.

결국 포스코의 뚜렷한 실적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낸 권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3년 더 포스코를 담금질하게 됐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게 되면서 구설수에 시달렸지만 포스코 후추위는 의혹보다는 성과를 보고 연임을 결정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되는 권 회장에게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더욱 많이 남았다. ‘위대한 포스코’를 재건하기 위한 작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먼저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계열사 및 자산 구조조정을 서둘러 마쳐야 한다. 권 회장은 남은 구조조정 목표를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지속적인 실적개선도 필요하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법인수 감소 등으로 줄어든 매출을 끌어올려야 한다. 매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시기로 돌아가기 위해서도 매출 확대가 불가피하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지만 4분기에는 다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권 회장에게는 향후 자신의 뒤를 이을 차기 후계자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후추위도 권 회장에게 후계자 육성 및 경영자 훈련 프로세스 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지난해 말 포스코 이사회에서 권 회장 스스로도 연임에 도전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후계자 양성을 내세운 바 있다. 당시 권 회장은 “지난 3년간 회사 경쟁력 강화와 경영실적 개선에 매진한 나머지 후계자 양성에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며 “회사를 이끌어나갈 리더 육성을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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