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동안 개혁과 경영성과 긍정적 평가경영 능력 입증..부패의 고리 청산 앞장
현재 연임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실명을 밝히지 않은 CEO 후보추천위원회 한 관계자는 23일 “아직 권 회장의 연임에 관해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대부분 사외이사들은 권오준 회장의 연임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그동안 권 회장이 임기 동안 진행한 조직 내 개혁과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포스코는 1968년 설립 이후 49년 동안 권력의 개입에 시달려온 공기업에서 출발한 민영화 기업이다. 초대 고 박태준 명예회장을 시작으로 황경로, 정명식, 김만제,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권오준 회장까지 8명째다.
권오준 회장을 제외한 전임 회장 7명은 모두 임기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거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교체되는 수난을 꺾었다. 하지만 권오준 회장의 연임에 대해 업계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포스코 측은 권 회장 연임을 통해 그동안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지배구조체제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은 3년 임기동안 뚜렷한 경영성과를 냈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포스코 회장 취임 당시 “위대한 포스코 재현”을 공언했다.
포스코는 정준양 전 회장 재임기간 문어발식 인수합병(M&A)으로 체질은 허약해져 있었다. 영업이익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2008년 연결기준 매출 41조7000억원, 영업이익 7조1700억원, 영업이익률 18%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이후 5년 동안 악화일로의 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의 암흑기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2013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61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 대비 50% 늘어난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 이하로 하락했다.
하지만 반전 카드를 꺼내 든 사람이 권오준 회장이다. 성과는 놀랄만하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43억원으로 4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12조7476억원, 순이익은 4755억원이다. 예상을 깬 어닝서프라이즈다.
해외법인 사업 또한 호조로 반등하며 해외 철강 법인의 합산 영업이익도 직전 분기보다 1148% 늘어난 1323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해외 종속법인들도 2012년 2472억원, 2013년 23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잇달아 기록했었다.
이러한 성과는 자동차 강판과 같은 수익률 20%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하여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판매 비중을 취임 당시 21.7%에서 48.5%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권 회장의 신의 한수다.
권 회장의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대전제 하에 비핵심·비주력 자산을 과감하게 정리의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까지 목표치 149건의 65.8%인 98건 달성을 통해 회사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권 회장은 올해 나머지 51건의 구조조정도 매듭지을 계획이다.
권 회장의 노력은 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마케팅에도 힘을 실었다. 국내 완성차 고객사인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를 통한 마케팅 측면에서도 전략적 협력 관계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그가 고객사의 제품을 타보고 만져보면서 대내외적으로 제품 홍보에 직접 나선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3월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 르노삼성자동차 ‘SM6’ 신차 마케팅 지원했다. 현대기아차가 현대제철의 ‘캡티브 마켓’화에 따른 것으로 쌍용차와 르노삼성 등 다른 경쟁사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르노삼성 SM6는 외장재와 내장재 등 차체에 적용되는 모든 강판을 100% 포스코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특히 포스코의 기가파스칼(1000MPa)급 초고장력강판을 18.5%나 사용하고 있다.
또한 쌍용차 티볼리 에어는 차체의 70% 남짓이 포스코 고강도강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개발 단계부터 쌍용차와 포스코의 협력으로 출시 이후에는 마케팅 협력을 진행하는 등 양사의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의 고객사와 협력 마케팅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현재 완성차 5사 중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현대제철의 전속시장이 된 상황에 포스코로서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시너지를 넓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권오준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리는 이유는 도덕성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철강기술 전문가다.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오직 기술연구의 외길을 갔다.
권 회장은 흔히 이야기하는 공채 출신이 아니다. 오로지 기술 쪽에만 몸담아 권력에서 떨어져 내부 파벌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권 회장은 당시 포스코 조직 내 과감한 개혁을 이끌 인물로 조직의 과감한 내부개혁 적임자로 꼽혔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12월 정기 이사회에 참석해 연임 의사를 표명했다. 권 회장은 자신이 추진한 사업을 종결짓고 명예롭게 퇴진하기를 바라고 있다.
권 회장은 이사회에서 포스코 재창조를 위해 임직원과 혼연일체가 돼 협력하고 개혁을 추진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필요한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비철강부분에서도 리튬추출기술, 이차전지소재기술 등 포스코 고유 기술의 상업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 권 회장의 소신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월드 프리미엄(WP)제품에 주력한 결과 올해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권 회장이 직접 챙긴 성과다. 권 회장 연임은 정권 연루설을 벗고, 포스코가 민간기업으로 위상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squashkh@naver.com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