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통3사 모두 시장 안정 효과로 마케팅비 절약조기 대선 시즌과 겹치며 ‘단골 공약인’ 통신비 인하 압박↑통신사는 ‘경계’···5G·신사업 투자 균형있는 시각 요청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지난해 마케팅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3사 총 마케팅 비용은 7조6187억원으로 전년대비 2482억원(3.2%) 감소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전년대비 3.2% 줄어든 2조9530억원, KT는 3.5% 감소한 2조7142억원, LG유플러스는 2.4% 줄어든 1조9515억원을 기록했다.
통신3사의 마케팅비는 단통법 시행 이후 감소세를 보여 왔다. 2014년에는 8조8220억원이었던 마케팅비가 2015년에는 7조8678억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역시 감소세를 이어갔다.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출혈적’ 비용 경쟁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실제로 번호 이동 건수도 확연히 줄어들었는데 이는 더 이상 비용 경쟁을 통한 가입자 유치가 시장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통신사가 마케팅비 감소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통신비 인하 압박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조기 대선 정국이 형성되면서 정계에서 통신비 인하 공약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비가 가계 생활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의 단골 공약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기본료 폐지는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주장해온 내용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 영업이익은 늘고 있는데 통신비 인하효과는 없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단통법이 가계 통신비 절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은 고가 단말기, 고가 요금제 중심으로 가입자가 몰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통신 요금 전반적인 인하 없이는 통신비 감소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입비가 단계적으로 폐지된 것처럼 기본료 역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통사들이 마케팅비용 절감으로 통신비 인하를 위한 기회가 있음에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통사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기본료 폐지 등과 같은 사안은 통신사 전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안이기 때문이다. 마케팅비 감소가 기본료 폐지 여건 마련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통사 매출 구조를 보면 이동통신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세다. 통신사 수익의 주요 지표인 ARPU(가입자당평균수익) 역시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ARPU는 3만5355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 감소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3만5452원, 3만5657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0.6%, 1.85% 줄어들었다.
ARPU 감소 요인으로는 선택약정할인제도 도입으로 인해 요금 할인폭이 커졌고, 세컨드 디바이스 가입자 증가, IoT 가입 증가, 결합상품 요금할인 등 다양하다. 앞으로 세컨드 디바이스와 IoT와 같은 신규 사업 등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ARPU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ARPU 전망을 보면 전년대비 성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업계에서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G 시대 준비를 위한 네트워크 투자와 신사업 발굴‧서비스 개발을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새 정권 탄생할 때 민생법안으로 통신비 인하가 다루어진 만큼 새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어떠한 방식이던 통신요금인하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투자를 활성화하는 전세계적인 통신 규제 정책 흐름의 변화, IoT/5G 패권 경쟁에 따른 조기 서비스 경쟁 양상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G 조기 도입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정부 입장에서 요금인하보다는 CAPEX 증대를 독려해야 상황”이라면서 “요금인하 방식은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기본료 폐지가 아닌 데이터요금 인하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차기 정부 ICT 방향에 대해 전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는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방향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실질적 소비자 혜택을 고려하면서도 4차 산업혁명에서 이통사 역할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통사의 미래사업 투자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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