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 3년 간(’14~’16년) 국내 및 해외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은 우리나라 대기업 51곳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국내 3대 신평사가 51개 대기업 중 44개사(86.3%)에 1~2등급(AAA~AA+)을 부여한 반면, 해외 3대 신평사는 공공기관 12곳(23.5%)에 3~4등급(AA~AA-)을 줬을 뿐 나머지 기업들은 4등급(AA-) 이하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1개 기업 평균으로 보면 국내 신평사들은 AA+등급(조정수치 1.6)을, 해외 신평사들은 A등급(조정수치 6.4)을 부여한 셈인데요. 둘 차이는 4.8등급에 달했습니다. 2014년 5.1, 2015년 4.9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큰 간극.
국내/해외 등급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롯데쇼핑이었습니다. 국내 신평사에게 올 2등급(AA+)을 받았지만 해외에선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10등급(BBB-)을 받았지요. ‘투자 부적격’ 지정을 가까스로 면한 것입니다.
국내 3대 신평사 모두에게 4등급(AA-)을 받은 SK하이닉스는 해외 무디스와 S&P로부터 11등급(BB+), 즉 ‘투기 등급’으로 매겨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신평사들이 최고 등급(AAA)으로 평가한 현대자동차, KT, SK텔레콤, 부산은행 역시 해외 신평사들로부터는 박한 평가표를 받아들여야 했지요.
5등급 차 미만인 곳은 대부분 공기업과 금융사였습니다. 이들을 제외하고 격차가 가장 작은 기업은 3등급 차이의 삼성화재였지요.
기업의 신용평가 등급은 곧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와 연결됩니다. 등급이 높으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아지고, 등급이 낮으면 발행금리가 높아져 자금조달에 부담이 커지는 것.
따라서 해외에서 낮게 평가된 기업이라면 국제경쟁력 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내수만으로 살아남긴 어려운 시대.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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