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국 출시 앞둔 테슬라, 기대보다 큰 우려

이달 중 스토어 오픈 이어 5월 첫 모델 출시

모델S 90D 1억2천만원··· 풀옵션버전 1억6천

보조금 ‘0원’·급속충전소 미설치는 부담

전기차 관련 소비자 우려 해소도 과제

테슬라 모델S. 사진=테슬라 제공

글로벌 전기차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가 한국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5월 본격 출시를 앞두고 최근 국토교통부에 제작자 등록을 마친 테슬라는 이달 중 2개 매장을 잇따라 오픈하는 등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설 채비를 갖춘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턱없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비싼 가격 등이 시장 안착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15일 한국에서 첫 매장을 공식 오픈한다. 경기도 ‘스타필드하남’에 위치하게 될 테슬라 스토어에는 국내 출시 예정인 모델S 90D가 전시될 예정이다.

해당 차량은 지난 2012년 테슬라가 출시한 중형 스포츠세단이다.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주문할 수 있으며 가격은 기본사양 기준 1억2100만원, 모든 사양이 포함된 풀옵션 제품은 1억6135만원으로 책정됐다.

테슬라는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 최상위권에 오르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전기차임에도 슈퍼카와 럭셔리카를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그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성능 개발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1회 충전시 400킬로 이상 주행하는 것은 물론 5초 미만의 제로백과 최고 속도 200km까지 가능한 상품을 개발했다. 이는 전기차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일반 승용차들과도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누리지 못한 성과를 이뤄냈다.

테슬라의 이런 방향성은 국내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테슬라코리아 측은 지난해 8월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모델 S와 모델 X, 모델 3에 대한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 모델 S가 가장 먼저 공식 주문을 받는 중이고 향후 모델 X와 모델 3 등이 추가로 판매될 예정이다.

테슬라 모델X. 사진=테슬라 제공

하지만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사업 초기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테슬라 모델 S 90D는 전기차에 제공하는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해당 차량은 배터리 용량이 커 완속 기준 충전시간이 10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현 규정에는 10시간 이내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기차에 지급될 구매 보조금은 국고 1400만원, 지방비에서는 300만~1200만원 수준이다. 결국 테슬라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1억원이 넘는 차량 가격에 다른 전기차 구매할 때 지급받을 수 있는 2000만원 내외의 보조금까지 포기하는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최근 불거진 1회 충전 주행거리도 논란거리다.

앞서 테슬라는 환경부로부터 국내에 출시하는 모델 S 90D의 1회 충전 주행거리로 378km를 인증받았다. 이는 테슬라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에게 인증받은 294마일(473km)과는 약 100km 가까이 차이가 나는 수치다.

간혹 한국과 미국의 주행거리 측정 방식 차이로 일부 차량에서 간극이 발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인 적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결국 모델 S 90D는 국내 전기차 중 최대 주행거리의 영광을 1회 충전 주행거리 383km를 인증받은 한국GM의 볼트(Bolt) 전기차에 내주게 됐다.

충전시설이 부족한 것 역시 차량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악재로 꼽힌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과 중국, 일본 등 대다수 국가에서 자사 고객만을 위한 급속 충전소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구축된 슈퍼차저 스테이션이 단 1곳도 없고, 그나마 스타필드하남 주차장 내 전용 완속 충전 공간이 마련돼 있으나 이마저도 1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내외 환경을 감안할 때 테슬라가 한국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자동차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성공한 테슬라지만 중국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보조금 문제가 해결되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해소할 경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여지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