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차이나쇼크]‘악몽은 시작됐다’...면세점 ‘썰렁’ 화장품 업계 ‘초비상’

中, 한국 관광 제한 본격적 시행

면세점 화장품 업계, 유커 증발에 울상

명동 상인들 “이러면 죽는다” 토로

한산한 명동 거리 사진=금아라 기자 [e-mail]

중국이 사드 보복 일환으로 여행사의 한국 관광상품 판매에 본격 제동을 걸면서 면세점과 화장품 등 관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서울 명동을 비롯한 중심가에 유커(游客)의 발길이 끊기면서 악재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의 동향을 체크하며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는 매출 대부분을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왔다. 작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1720만명 중에서 804만명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던 만큼 두 업계에서 중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컸지만 그 수가 점차 감소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먼저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면세점이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수익의 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았다. 때문에 이번 관광 제한 조치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엔 평일 오전에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중국인 관광객으로 매장마다 북새통을 이뤘으나 이날 오전에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어드는 만큼 매출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이미 매출 자체가 50% 가까이 떨어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품목인 화장품을 취급하는 업체 역시 비상이 걸렸다. 면세점을 통해 화장품을 구입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만큼 이번 중국의 제재 조치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주요한 지점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또 중국 소비자의 날과 관련해 부정적인 이슈가 나올까 체크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대다수를 이뤘던 명동의 분위기 역시 다르지 않다. 상인들은 줄어든 관광객 수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상인의 경우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었으나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한 화장품 업체 점주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에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줄어들지는 상상도 못했다. 한달까지 보름이나 남았는데 이미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며 “중국 외 다른 나라 관광객들을 붙잡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져다준 매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한 상인도 “15일 당일부터 관광객이 이렇게 없어서야 사업을 어떻게 이어나갈까 걱정”이라면서 “4월부터 타격을 받겠다고 예상했었는데 3월 매출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