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무대서 트럼프-시진핑 모두 만난 文대통령간단하지만 어려운 ‘정치는 미국, 경제는 중국’ 한미동맹 구축 성공···다음 숙제는 중국 달래기
문 대통령은 3박5일간의 미국 방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과 대북 공조를 재확인했다. 공동성명에는 한반도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한다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불과 이틀 만에 다시 독일로 출국한 문 대통령은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강 국가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최근 잇따른 도발에 대한 정상들의 우려를 확인해 제재와 압박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현지에서 발표한 ‘베를린 구상’을 통해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의 체제 보장 및 흡수통일 배제를 약속했고, 제재의 중요성만큼이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무게를 둠으로써 대외적 지지를 확보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국 정상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북한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3국 공조체제 구축의 이면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반대급부로 급상승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대북 규탄 성명 채택이 무산되고 추가 제재도 불투명하게 된 것이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과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문제는) 중국에 떠넘길 게 아니라 미국도 책임이 있으니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기도 했다.
결국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정치적 이슈는 미국과 공조하되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엮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사드 배치 문제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이는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왔다. 친미 일변도의 전략으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어느 정도 쥘 수 있지만 경제적 보복은 각오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미중 정상의 국내정치적 입지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내에서 공고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여론의 높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관련된 대선 개입 논란 속에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이고 공화당 내에서도 비토 여론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끈끈한 협력 관계를 맺는 데 성공한 문 대통령 입장에서 이를 감안한 외교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중국 방문이나 한국으로의 초청을 추진해 시 주석과 양국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의 불가피한 측면을 계속해서 설득하는 동시에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는 묘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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