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측 요구로 말이름 변경“엄마가 내것처럼 쓰라고 해”특검 “삼성 언론 노출 피해”삼성 “증거로서 가치 없어”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직 임원들의 공판에서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정씨는 전날 증인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이날 아침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꿔 출석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여러 사람이 만류했고 나도 나오기 싫었지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씨는 “처음 ‘살시도’를 살때는 어머니(최순실)가 사주는 것인줄 알았는데 어머니가 삼성 측에서 ‘살시도’의 이름을 바꾸라고 요구했다고 해서 말의 소유가 삼성인줄 알게 됐다”고 “어머니가 개인적으로 사려면 비싸니 그냥 내 것처럼 쓰라‘고 했다”말했다.
인스타그램에 ‘비타나V’의 사진을 올리고 ‘내새끼’ 등의 표현을 쓴 것과 관련해서도 애정을 표현한 것일뿐 ‘내소유’라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비타나V’ ‘살시도’ ‘ 라우싱1233’ 등을 부상·성적부진 등의 이유로 다른 말과 바꾼 이후 새롭게 타게 된 블라디미르 등 말의 소유권도 삼성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씨는 독일에 가게 된 것도 삼성의 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닌 당시 임신중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으로부터의 지원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나중에 다시 말을 타기로 했을때 삼성에서 6명을 지원해 최종적으로 4명이 올림픽에 나가고 2명이 탈락한다고 들었다”며 “내가 올림픽에 나가게 될지 아닐지는 확정돼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정씨는 독일에서 다른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오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기고 했고 어머니에게 다른 선수는 언제 도착하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어머니에게 다른 선수들은 언제 오냐고 물어보면 ‘때 되면 오겠지’라고만 얘기해서 그런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살시도의 이름을 ‘살바토르’로 바꾸게 된 것과 관련해 과거 ‘공주승마’ 논란으로 문제가 됐던 경험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 바꾸게 됐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특검은 “최순실씨는 딸에게 삼성이 사준 말을 ‘내 것처럼 쓰면 된다’고 말한 것은 말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있었다는 의미”라며 “말 세필을 교환하고 이름을 바꾸는 것 등도 언론 노출을 피하기 위해 삼성이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증인은 말 구입이나 용역 계약에 대한 서류를 본 적도 없고 어머니한테 들었다는 것이 전부다. 당장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증인이 특검의 의도에 따라 대답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증인의 진술은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변호인은 “오늘 증인의 증언을 통해 오히려 특검의 주장에 반하는 진술이 대부분이었다”며 “증인의 진술은 어느 모로 보나 공소 사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9일 이 부회장의 재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최순실씨의 증인신문은 26일로 잡혔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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