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추미애···김명수 정국 해법 찾다

秋, 국민의당 향해 ‘땡깡’ 발언 사과

김동철 “김명수 절차 협의 응할 것”

국민의당 ‘자율투표’가 관건 될 듯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최신혜 기자 [e-mail]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당을 향해 ‘땡깡’이라 표현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지난 ‘머리 자르기’ 발언에 이어 두 번째 사과다.

추 대표는 지난 18일 경기 광주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부결 직후 제 발언으로 마음 상한 분이 계시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추 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땡깡’을 부렸다. 땡깡을 놓는 집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추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 개원식 축사에서도 “정치세력이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골목대장도 하지 않을 짓”이라고 맹비판했다. 추 대표는 행사장에서 같은 당 의원들과는 악수했지만 야당 의원들과는 인사하지 않고 퇴장했다

추 대표의 사과는 정략적인 판단에 근거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국민의당이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부결 투표를 했던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는 게 정설이다. 또다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 영향을 주게 놔둘 경우 정국 운영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국민의당은 추 대표가 ‘땡깡’ 발언에 사과하지 않는다면 김 후보자에 대한 어떤 협의도 나서지 않겠다고 했다.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추 대표가 우리를 비난하면서 한 부적절한 언사를 사과하지 않으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관련한 어떤 협의도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추 대표의 사과 이후 국민의당은 태도를 바꾸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유감 표명은 국민의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발언에 대한 사과 수준으로는 대단히 미흡하지만, 현안이 산적한 정기국회를 방관할 수 없다”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움직이면서 김 후보자 인준 절차에도 숨통이 트였다. 다만, 국민의당이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 가결로 나설지는 의문이다. 일단, 국민의당은 ‘자율투표’로 임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당은 누차 밝힌대로 김 후보자가 사법부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는 사법 개혁의 적임자인지, 사법행정의 역량과 리더십을 갖췄는지 등을 기준으로 면밀히 따져보고 자율투표 원칙에 따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소신 있게 투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이 자율투표로 가닥을 잡은 이상 의원들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추 대표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고 국민의당 의원 한명 한명을 설득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 김 후보자의 표결에 앞서 추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