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8월 14~20일까지의 EBS 2TV 편성표를 분석한 결과 일주일간 방송시간 중 영어교육방송이 41.4%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했다고 11일 밝혔다. 반면 제2외국어교육방송은 중국어 하나뿐이며 그마저도 3%에 그쳤다.
수학교육방송과 과학교육방송 시간은 모두 합쳐도 6%에 불과했다. EBS 2016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2월 개국한 EBS 2TV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사회변화 및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창의채널’로 설정됐다. 수학·과학·소프트웨어 등 창의융합교육콘텐츠를 중점적으로 제공할 것이라 방향도 제시됐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EBS 2TV의 지상파 정규편성 목적인 외국어교육·창의융합교육콘텐츠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지역별·소득별 격차 없는 교육복지 실현 채널로서 EBS 2TV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결과”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EBS 2TV의 재방송 비율 문제도 거론했다. 편성표에 따르면 전체 방송시간 중 재방송 시간이 41%에 달했다. 20% 안팎인 지상파 재방비율의 약 2배, 종편 4사의 2014년도 평균 재방비율 46.6%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중 일주일간 3회 이상 방송되는 프로그램은 5개며 3회 이상 재방송 시간은 7.3%를 차지했다. 일부 프로그램은 그 주에 했던 내용을 3회, 전주에 이미 방송했던 내용을 7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재방송했다. EBS 2TV 외에 EBSU TV와 EBSe TV에서도 같은 내용을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재방비율이 높다는 것은 곧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EBS는 EBS 2TV가 아직 신규 채널이고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지 못해 상대적으로 재방비율이 높은 것이라 해명하지만 한 프로그램을 7번에 걸쳐 재편성한다는 것은 콘텐츠 개발 노력 부족뿐 아니라 편성의 방향성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7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총지출은 2393억원으로 전년대비 120억원(5.3%) 증가했다. 이중 EBS 2TV 프로그램 제작지원비는 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억원 증가했다. EBS 2TV 프로그램 제작 지원에 올해 예산 증가분의 25%가 사용됐지만 고품질 콘텐츠 제작과 다양성 강화에 제대로 쓰이지 못 했다는 비판이다.
김 의원은 “현재 시범 운영 중인 EBS 2TV를 내년부터 본방송 실시할 것을 전제로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면서도 “콘텐츠 부족과 높은 재방비율은 EBS 2TV가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라는 가치를 보여주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EBS 2TV는 정규방송으로의 승격에 앞서 콘텐츠 개발과 편성의 다양성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며 “나아가 EBS 2TV 개국 초기에 밝혔듯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장이 되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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