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 일괄 사임총수 공백 막기 위해 연말 사장단 인사 당겨질 수도사실상 멈춰있던 사업 재편 가능성도 커져
13일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 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사퇴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겸직하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한다.
권 부회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저의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 길어지고 있고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도 길어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삼성전자 대표하는 업무를 수행해온 권 부회장의 사퇴는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이 순항하는 등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에 사퇴를 생각한 것”이라면서 “후임자 내정까지 업무 현안을 챙기고 경영 일선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부회장은 오랫동안 잘 준비가 되고, 본인보다 더 훌륭한 후임 경영진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부연했다.
권 부회장이 사퇴하면서 리더십 공백은 현실화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 초청행사나 경제 사절단 등에 권 부회장이 참석해 이 부회장의 공백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었다.
업계에서는 연말 정기 사장단 인사가 앞당겨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사장단 인사에서 후임 부회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11월 내 조기 인사를 단행해 조직 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에서다.
지난해 정기 사장단 인사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연기 되다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소폭으로 진행되며 조직에 큰 변화가 없던 상황이었다.
이번 권 부회장의 사퇴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권 부회장 역시 사퇴의 말을 전하며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의 사퇴에 따라 후임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후임자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권 부회장이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 사퇴와 관련한 이해를 구하고 후임자도 추천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공석이 됨에 따라 새로운 인물이 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DS부문 반도체 사업총괄사장을 맡고 있는 김기남 반도체 총괄 사장이 DS부문장이 될 가능성도 높다.
사장단 인사가 진행되면 지난해부터 사실상 멈춰있던 사업재편도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사장단 인선과 함께 새 사업계획을 꾸려 예산 및 실행 세부계획을 세워왔다.
또 한화와의 빅딜 등과 같은 사업재편도 이루어질 수 있다. 4차산업에 대비한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사업 재편이 절실한 시점인 만큼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와 함께 사업 재편을 꾀할 수도 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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