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쇼핑·제과·칠성·푸드 30일 상장주가 상승률 더뎌···지주사 발표 후 하락세지주사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사업회사 4개사는 실적이 주가에 영향줄듯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주사,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가 오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롯데제과·쇼핑·칠성·푸드 등 4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여고 기업분할과 합병을 의결했다. 4개사는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각 사 투자 부문끼리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방식은 인적 분할이다.
롯데제과가 존속회사 롯데지주 주식회사(가칭)와 신설회사 롯데제과 주식회사(가칭)로 인적분할 하고, 다른 3개사의 투자부문을 롯데지주가 흡수합병해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그룹의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공식 출범했다. 4개 회사는 3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지난달 28일부터 약 한 달간 거래가 정지됐다.
증권가에서는 롯데 지주사의 경우 당장의 주가 흐름보다는 기업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며 “순수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브랜드 로열티 수취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당분간 자회사가 지급하는 배당이 주 수입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자회사의 배당성향은 지주회사 전환 이후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향후 자회사 배당에 대한 익금불산입, 브랜드로열티 수취 등을 통해 현금흐름이 양호해질 전망인 지주회사의 배당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본질가치로 계산된 롯데지주의 기업가치는 5조7000억원이며 자회사 가치와 브랜드 로열티 수취를 가정해 계산한 롯데지주의 기업가치는 4조8000억원에서 6조1000억원 사이로 예상한다”며 “분할 재상장 이후 롯데지주에 대한 주가 매력도는 단기적으로는 다소 떨어진다고 판단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지주회사 전환 이후 계열회사의 IPO, 지분 추가 매입, 배당성향 확대 등을 통해 기업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에 대해서는 4개 자회사들의 투자부문 가치뿐 아니라, 브랜드로열티 수취 계약으로 1조1000억원의 무형자산 가치가 추가 반영될 것”이라며 “상장 후 4개 자회사들과의 주식 교환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가능성과 맞물려 활발한 지배구조 개편 이벤트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롯데 사업회사 4개사의 주가 향방은 지주사 체제 전환과 상관 없이 실적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4개사는 최근 주가 흐름이 크게 좋지는 않다.
롯데쇼핑은 올 초(1월 2일)부터 거래 정지 직전인 9월 27일까지 주가 상승률이 13.86%다. 그러나 지주사 발표일인 4월 26일 이후에는 주가가 오히려 6.10% 하락했다.
롯데제과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5.68% 내렸고, 지주사 전환 발표 후에는 19.02%나 하락했다. 롯데칠성도 올 초부터 주가가 4.10% 내렸는데 지주사 발표 이후 주가 하락률이 5.30%나 된다. 롯데푸드도 같은 기간 하락률이 각각 6.30%, 19.26%다.
이들 종목들이 주가가 내림세인 것은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의 호재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특히 지주사 분할 후 이익 감소 효과가 있어 향후 실적이 더 부진할 전망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중국 할인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철수가 이루어질 경우 단기적인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며 “그러나 현재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오프라인 점포에서 창출되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 또한 하락하고 있고 반전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사적인 기업가치를 크게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 사업회사의 경우 앞으로 주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분할 합병 과정에서 롯데지주로 귀속된 라하트 등 해외 제과 자회사가 언제 다시 되돌아오느냐일 것”이라며 “해외 제과 자회사 지분이 세금 문제로 지주사로 귀속된 상태이나 내년 초에 다시 사업회사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롯데지주가 현물을 출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해외 제과업의 자산 효율성이 국내보다 좋기 때문에 현물출자로 인한 주당 희석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재상장 후 사업회사의 강한 주가 모멘텀이 발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맥주인 클라우드와 피츠의 합산 매출은 1200억~14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하는데 감가상각비를 고려하면 상당한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푸드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0억원 규모였던 관계사 롯데네슬레코리아가 투자회사로 이관되면서 분할에 따른 이익창출력 훼손은 없는 상황”이라며 “주식 수 축소로 재상장 후 일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으나 주가의 우상향흐름이 지속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본업에 대한 안정성 확인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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