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규 사업 투자·M&A 적극적으로 나서 사업연도 중간 대규모 조직개편하기도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까지 SK울산 콤플렉스(Complex)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일 생산량 4만 배럴 규모의 VRDS(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 신설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VRDS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이다.
이번 신설 결정은 작년 말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2020년 1월부로 전세계 선박 연료유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기로 한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SK이노베이션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은 과거 2015년부터 도입한 유가 예측 시스템의 높은 예측률로 유가 방향성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왔다. SK이노베이션의 유가 예측률은 약 80%로 전문기관보다 정확하다는 설명이다.
김준 사장은 올해를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화학분야의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가기 위한 사업구조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는 물론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미래 성장 사업 확보를 위해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장은 에너지·화학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딥체인지 2.0의 속도를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 간 원유 시장 헤게모니 싸움이 장기화하면서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기술적 혁신이 에너지·화학 산업과 접목되면서 큰 변화가 생기고 있고,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뿐 아니라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종합화학의 다우社 에틸렌 아크릴산(Ethylene Acrylic Acid, EAA) 사업 인수도 차세대 성장 주력 분야인 고부가 포장재(Packaging)시장의 핵심 소재를 선점하기 위함이다. 지난 10월 인수한 폴리염화비닐리덴(Poly Vinylidene Chloride, PVDC) 사업도 자동차용 소재(Automotive materials)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군과 기술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 5, 6호기 증설을 비롯해 SK네트웍스 석유 도매사업 인수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8월 사업연도 중간에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올해는 혁신의 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변화하고 있다”며 “김준 사장이 딥체인지 2.0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이후 SK이노베이션의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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