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항소심, 변호인 측 “특검 조작된 증거·왜곡 심하다”

4차 공판 시작부터 특검 측 ‘증거 편집’으로 지적 당해

문자메지시 특정 부분만 강조해 사실 왜곡 심하다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e-mail]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에서 특검과 변호인단의 법정 다툼이 한 층 더 격해졌다. 특검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 변호인단이 ‘조작된 증거’라고 맞서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증거들이 단편적 사실을 짜깁기 해 왜곡됐다고 강하게 맞섰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2일 오후 2시부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4회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특검과 변호인단은 공판 시작부터 날카롭게 맞붙었다. 특검 측이 PPT를 이용한 서증조사를 이어가던 중 변호인 측은 특검이 채택 여부가 보류된 증거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특검측은 박상진 삼성전자 전 대외협력담당 사장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낭독하던 중 PPT 화면에 전화번호 끝자리와 함꼐 병기된 이재용 후부회장의 번호라고 병기된 것에 대해 증거를 편집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변호인 측은 “특검측이 PPT로 서증조사를 하겠다고 알려와 동의한 것은 그 증거를 그대로 쓰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이 제시한 증거가 편집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재판부가 특검측에 확인하자 특검은 “(원심에서는)병기한 부분은 없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왜 없는 증거를 여기에 붙인 것이냐” 반문하면서 “재판부에 왜 원본을 제출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어 “PPT 조사의 설명자료 외에 증거 제출이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으면서 “증거에 병기된 이름을 지우고 진행하겠다”며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 변호인 측은 특검이 제시한 문자 메시지에 대해 “문자메시지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메시지를) 편집해서 일부만 보게 되면 사실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5년 7월 25일 대통령 단독 면담이 있었던 날 이전까지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서원(61)과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측은 “문자메시지를 보면 7월 25일 이전에는 최서원과 정유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박상진 전 사장이 최씨와 정유라를 알았더라면 언급이 없었던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7월 25일후 문자에는 최씨가 등장하는데 이는 대통령과 최서원의 관계를 이전에는 몰랐고 이는 승마지원이 정유라 지원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이 사건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원심에서도 문제 됐던 2015년 11월15일에 오간 문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메시지는 박 전 사장이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기본적으로 원하는데로 해드리겠다’라고 보낸 내용이다.

변호인은 “특정 문자를 딱 집어서 의도를 해석하는 것은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앞의 맥락을 따져보면 선수 선발과 독일 전지훈련과 관련해서 묻고 있고 그것에 대해 원하는대로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특검측이 2016년 1월12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메모에 적힌 ‘삼성계획 정부지원’이라는 부분을 설명하면서 삼성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시도에 대해 설명하려 했다.

변호인 측은 “특검이 이 사건과 전혀 상관 없는 부분을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피고인들의 인상을 좋지 않게 하려는 것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