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인수 당시 500억원 투자해보통주·우선주 총 20% 보유 최대주주인수가 못 미치는 2000억원대 매각가 5년간 배당금도 못받고 원금 손실까지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오는 28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동부대우전자 재무적투자자(FI)들은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동부그룹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한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이다.
동부대우전자 경영권을 완전히 가져가게 되는 만큼 인수전은 후끈 달아올랐다. 글로벌세아와 대유위니아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중국 메이디, 터키 베스텔 등 해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이란 최대 가전업체인 엔텍합도 한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웨일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대우전자 매각의 관건은 매각가다. DB그룹은 지난 2013년 FI에게 조달받은 1350억원을 포함해 2750억원을 들여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는 보통주 46.9%와 의결권이 있는 전환 우선주 53.1%로 구성된다. DB그룹은 46.9%의 보통주와 7.3%의 우선주 등 총 54.2%의 지분을 보유했고, 나머지 45.8%의 우선주를 FI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DB하이텍은 보통주 17.0%와 우선주 3.5%를 합쳐 총 2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산술적으로 매각대금의 5분의 1이 DB하이텍으로 들어오는 셈이다.
하지만 매각가격이 문제다. 동부대우전자 매각대금은 우선주 대부분을 보유한 FI들이 먼저 가져간다. 원금 1350억원은 물론 5년치 이자(연 8% 수준) 540억원을 합한 1900억원이 FI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결국 DB그룹이 투자 원금이라도 확보하려면 동부대우전자의 매각가격이 최소 3300억원 이상나와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동부대우전자의 매각가는 2000억원대 수준으로 평가돼 원금회복도 어려울 수준이다.
이에 따라 동부대우전자 최대주주인 DB하이텍이 확보하게 되는 현금도 기대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DB하이텍은 동부대우전자 인수 당시 500억원을 투자했지만 그동안 배당 한번 받은 적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은 현재 영업 호조로 현금이 충분하지만 동부대우전자 매각으로 현금이 들어온다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매수자들의 사업의지와 자금조달 능력에 따라 DB하이텍이 확보하게 되는 자금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부대우전자가 국내외 업체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대우’라는 브랜드와 함께 뛰어난 해외 영업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우’라는 브랜드는 중남미, 중동 등 전세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동부대우전자는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는 중국 광군제 기간에 판매개시 17시간만에 3만2000대 완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유그룹, 글로벌세아 등 사세를 확장하려는 국내 중견기업들은 물론 해외 기업들도 동부대우전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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