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손태승-최병길 ‘2파전’ 압축 농협은행은 오병관 독주 속 막판 접전은행연합회 이사회서 최종 후보 추릴듯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은행연합회 등에서 조만간 최종 후보를 추린 뒤 CEO 인선 작업을 실기할 예정이다.
우선 외부인사의 가세로 혼전을 빚은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 레이스는 어느덧 전·현직 임원 간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26일 회의를 거쳐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를 차기 행장 최종면접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30일 전후 심층면점을 실시해 최종 1인을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이사회의 선택을 받은 은행장 후보는 12월말 이전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바로 취임하게 된다.
손태승 부문장은 권한대행으로서 우리은행을 효과적으로 이끌면서 일찌감치 유력한 후보로 부각된 인물이다. 또 최병길 대표는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장과 중소기업고객본부장(부행장), 금호생명 대표이사 등을 역임해 전문성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손 부문장은 한일은행, 최 대표는 상업은행 출신이어서 두 사람의 경합은 결국 우리은행 내 계파싸움의 연장선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농협금융지주도 이날 3차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농협은행장 최종후보군을 확정한다. 실적 개선을 이끈 이경섭 행장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과 고태순 NH농협캐피탈 대표,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과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 등이 거세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당초 외부에서는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을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지목해왔다. 김주하 전 행장과 이경섭 현 행장이 모두 농협금융 부사장에서 농협은행장으로 승진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태순 대표가 농협캐피탈에서 거둔 실적이 호평을 받으면서 막판까지 거센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농협금융 인사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다. 농협금융이 2012년 신경분리로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했지만 인사에서는 여전히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고태순 대표는 호남 출신인 만큼 김병원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농협금융 역시 3차 임추위에서 최종후보를 추천한 뒤 다음달 각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치면 12월초에는 후임 행장 선임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은행연합회도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한다. 현재 후보로는 관료 출신의 홍재형 전 부총리와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리 그리고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이, 민간 출신으로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올드보이’의 귀환을 놓고 금융권 안팎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는 양상이라 이들의 최종 판단이 관건이다.
이밖에 생명보험협회도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하면서 이번주 2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릴지 여부가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 박창종 전 생보협회 부회장,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금융회사가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발맞춰 다양한 경영전략을 수립해야하는 만큼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CEO 인선을 마무리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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