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12월 중순 이사회 개최2013년부터 5차례 2300억원 투자
자금줄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유상증자에 나설 경우 경영정상화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지만, 자금 수혈에 실패할 경우 또 다시 새로운 주인을 찾아나서야 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2월 중순 임시 이사회를 열어 MG손보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013년 MG손보(옛 그린손보)를 인수한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21일 정기 이사회에 앞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안건을 별도로 처리키로 했다. 당초 지난 10월 정기 이사회에 안건을 올리려다 11월 임시 이사회로 일정을 연기했으나 이사회가 개최가 무산됐다.
내년 1월부터는 신종백 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후임을 뽑는 선거 절차가 시작돼 이달 안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신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14일까지다.
이번 유상증자는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110%대로 떨어지는 등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MG손보의 RBC비율은 115.6%로 전년 동월 말 229.2%에 비해 113.6%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투자에 한계를 느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유상증자 대신 매각을 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 출범 첫 해인 2013년부터 총 5차례에 걸쳐 2300억여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댔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KB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잠재적 인수 후보들에게 매각안내서를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이 같은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앞서 이사회 일정이 연기된 데에는 증자에 회의적인 이사회 내부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유상증자가 또 다시 연기될 경우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선거에 밀려 일정을 잡기 어렵고, 결국 매각 이외의 회생 방안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KB증권과 손잡은 것을 두고 채권 발행 등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MG손보의 유상증자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자금을 출연하면, 자베즈제2호유한회사가 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3년 9월 200억원(보통주 400만주)을 시작으로 2014년 6월 150억원(보통주 300만주), 2015년 3월 400억원(보통주 1077만7000주·우선주 727만3000주), 2015년 10월 825억원(보통주 3722만9240주), 2016년 718억원(3240만720주) 등 2293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2015년 3월 유상증자만 자베즈제2호유한회사가 아닌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직접 참여해 보통주 기준 6.07%의 지분을 별도 보유 중이다.
MG손보는 RBC비율이 하락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때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자금으로 증자를 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넘겨왔다. 회사의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만 반복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올 들어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증자 이후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게 MG손보 측의 설명이다.
MG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취임한 김동주 대표가 2017년을 ‘흑자전환의 해’로 선포한 후 올해 1~11월 누적 순이익이 100억여원으로 예상되는 등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RBC비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증가가 예정돼 있는 만큼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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