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모임이라지만···금융권 압박 의도로 해석 ‘민간 금융사 경영 개입’ 우려에 내용 함구한듯금감원 “연임·지배구조 문제 언급 없었다” 해명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흥식 금감원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지주 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조찬을 함께하며 가상화폐와 해외 영업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이 취임 이후 금융지주 회장과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금감원 측은 정례적인 만남이라는 입장만 내놨을뿐 간담회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는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어색해진 금감원과 금융회사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 전날 최 원장은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초청 간담회에서 “상식적으로 현직 회장이 연임을 앞둔 경우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배제해야 하는데 어느 지주사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 형태로 논의가 되니 의혹이 제기되고 ‘셀프추천’ 지적도 나오는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이 앞서 하나금융그룹에 대한 경영실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운영에 대한 개선사항을 권고한 것으로도 전해져 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최 원장과 금융지주 회장의 이번 모임이 간단한 회동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배구조를 정조준한 최 원장이 금융권을 더욱 압박하려는 의도에서 자리를 마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금감원 측이 간담회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기관의 민간 금융사 경영 개입을 불편하게 보는 업계의 시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최 원장은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는 금감원의 새로운 검사 방침을 놓고 경영 개입 의도가 아니며, 특정인을 겨냥한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를 보는 외부에서는 의구심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최 원장이 직접적으로 지적한 ‘CEO 선임 절차’와 관련해서도 각 금융회사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정례적인 모임”이라며 “각 회장의 연임이나 지배구조에 대한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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