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보좌관과 8대 그룹 만남 무산‘특정 기업’ ‘비공개’ 형식 부담 느낀듯재계 기대감 높아져···향후 만남 주목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8대 그룹 핵심 경영자들과 비공개 만찬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간담회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하현회 ㈜LG 부회장, 장동현 SK㈜ 사장, 황각규 롯데 사장, 오인환 포스코 사장, 홍순기 GS 사장, 여승주 한화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소식이 알려지며 재계 안팎에서는 청와대와 기업간 소통 채널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뒤인터라 경제 현안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기대됐다. 각 기업에서는 사장급 이상이 참석하면서 해당 자리에 대한 무게감을 짐작케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간담회가 취소된 것은 ‘비공개’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대한상의를 통해 비공개 간담회를 계획했으나 언론에 알려지면서 부담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권에서 벌어진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비공개 회담’ 자체가 부정적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비공개 간담회가 열릴 것이라는 보도 이후 한 재계 관계자는 “사전에 계획 된 모임은 아닌 것 같다”면서 “회담 제안을 받은 뒤 구체적인 의제도 모르는데 언론에서 보도 돼 부담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전 정권과의 만남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비공개로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와의 소통 채널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은 높은 모습이다. 특히 이번 회동을 계획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성장론’의 설계자라는 점에서 정부의 ‘대기업 패싱’을 완화 시킬 계기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J노믹스 브레인’으로 꼽히는 김 보좌관이 대기업과의 만남을 이어간다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8대 그룹을 특정해 만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경제 주체들과의 만남을 공식‧비공식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LG그룹과 첫 간담회를 통해 대기업과의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간담회에서 김 부총리는 정부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방향성을 전달했고 LG는 내년 1만명 규모의 신규 일자리, 19조원 투자 계획으로 화답했다. 향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른 대기업과도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재계에서는 다음 순서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방중 이후 정부의 정책과 기업이 함께 해야할 일들이 있지 않겠나”라며 “관계 부처와의 만남은 물론 청와대와 상시적인 만남뿐 아니라 지속적인 소통 채널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은 상황에서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가장 잘 대변하는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진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면서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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