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 등 ‘산입범위 확대’ 中企에 공감한 김현철최저임금위원회의 산입범위 결정론 꺼낸 장하성자칫 中企·노동계 모두 등 돌릴 가능성도 존재
<머니투데이>의 지난 20일 보도에 따르면,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중소기업 협·단체장들과의 비공개 만찬간담회 때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필요성을 거론했다. 만찬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상여금이나 숙박비 등 고정성 임금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호응했다는 게 보도의 골자다. 이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고충을 고려한 취지로 보인다.
실제 내년 1월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16.4% 인상돼 시장지대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17년만에 최대 인상 폭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생계에는 조금의 숨통이 트였으나,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경영난을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리고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이 경영난을 대처하는 방안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내 고정임금 포함이 떠올랐다.
다만 상여금 등 고정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경우, 최저임금을 올린 효과가 없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17년만에 인상된 최저임금에 상여금 등이 포함된다면 실질상승률은 그리 높지 못하다는 게 노동계 측 주장이다. 더욱이 실질상승률이 미미할 경우, 새정부의 ‘2020년 시급 1만원’ 목표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새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려는 이유는 ‘격차 해소’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관련 김현철 경제보좌관의 행보는 노동계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가뜩이나 새정부는 ‘노동존중’을 강조하며 정권교체를 이뤘다. 노동계의 표심이 없었다면 정권교체가 어려울 수 있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대선후보 때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정책협약을 맺으면서 “다음 정부의 성장정책 맨 앞에 노동자의 존엄, 노동의 가치를 세운다. 노동자가 살기 좋은 나라가 가장 살기 좋은 나라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장하성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정운영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1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장하성 정책실장의 (최저임금) 발언은 김현철 경제보좌관과 중소기업계 만남 때 나온 얘기들을 인지하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의 엇박자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동계 최대 현안인 ‘중복할증(주말 노동에 대한 연장·휴일근로수당 모두 지급)’이 그렇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중복할증 관련 지난 12일 비공개 당정청회의 때 ‘중첩지급 150%’로 합의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3당 간사 합의안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에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중복할증은 국회 소관”이라고 해명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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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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