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찬반투표 결과 반대 50.24%로 부결기대 못미친 기본급 인상분이 악재물리적 시간부족···연내 타결 사실상 어려워“경영상태 외면” 비판 여론 피하기 어려울듯
현대차 노조는 23일 전체 조합원 5만890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 결과 투표자 4만5008명(투표율 88.44%) 가운데 반대 2만2611명(50.24%), 찬성 2만1707명(48.23%)으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4월 첫 교섭을 시작한 이후 8개월간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어가던 현대차 노사는 지난 19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노조가 정년 연장 및 기본급 인상 요구를 철회하고 사측이 이달 초 기존보다 인상된 협상안을 제시하면서 양측의 대화가 급물살을 탔다.
결국 양측은 ▲정기 및 별도 승호 포함 5만8000원 인상 ▲성과금 300%+280만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입시 20만원 포인트 지원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근로자 3500명 추가 특별고용 등에 합의했다.
노조 집행부는 연내 타결이 조합원들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다. 협상 대표인 하부영 노조위원장 역시 “장기전도 고민했지만 길어지는 파업임금 손실과 내년도 투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앞으로 임기 2년 동안 부족함을 채우는 투쟁으로 조합원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합원들은 기본급 인상분이 당초 요구안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노조가 회사의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협상안을 일방적으로 걷어찼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중국의 사드 보복과 미국시장 부진 등이 겹치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매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이 반복했다는 점도 노조에 대한 비판이 증가하는 요인이 됐다.
연내 입단협 타결과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시도하겠다는 회사 측 계획 역시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차는 사드 해빙에 따른 중국시장 반등과 미국에서의 판매전략 수정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모멘텀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조속한 시일 내 교섭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물리적인 시간을 감안할 때 연내 타결을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게 회사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25일 크리스마스와 29일 현대차 창립기념일 등으로 올해 근무일수가 4일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조합원 찬반투표까지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파업 장기화로 3조원의 생산손실을 입었던 현대차가 또 다시 해묵은 노사 갈등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며 “당장의 실적 감소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훼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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