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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 그는 누구

[신년기획-인터뷰]최재천 교수, 그는 누구

등록 2018.01.01 07:00

수정 2018.01.01 07:50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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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 그는 누구 기사의 사진

‘개미 박사’로 잘 알려진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대한민국 자타공인 최고의 동물행동학자이다. 서울대학교 동물학과를 졸업한 후 1979년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과정을 거쳐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 교수는 1992년에 미시간대학교 조교수로 시작해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이기도 하다. 2013년 10월 국립생태원 원장으로 취임해 재임 기간 동안 매년 연간 관람객 목표치의 3배가 넘는 100만명을 유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 교수는 “3년 2개월의 생태원장 임기 동안 하루에 5분 이상 쉰 적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움직였다”며 “조직의 규모는 다르겠지만 살다 보면 누구나 책임지는 순간이 올 텐데 그때 내가 고생한 것만큼은 고생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재천 교수, 그는 누구 기사의 사진

사실 최 교수는 SNS상에서 한 장의 사진으로 더 큰 명성을 크게 얻기도 했다. 2016년 6월 한 아이에게 시상하면서 무릎을 꿇는 장면은 누구나 한 번쯤 본 사진이다. 당시 사진은 아직도 회자되며 호평일색이다. 최 교수는 “(차세대 리더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너무 좋았을 것 같다.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그런 행동을 하기 쉽지 않다.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이 있기 때문에 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너무 좋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左) 딕 체니 전 부통령(右)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左) 딕 체니 전 부통령(右)

그러면서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일왕을 만나는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여 인사한 적이 있었는데 미국언론에서는 ‘오바우마(oh bow ma)’라고 무조건 허리 굽혀 국력을 훼손시키는 행동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딕 체니 전 부통령이 일왕을 만나 손을 주머니에 꼽고 악수했던 장면과 비교되면서 재평가받은 적이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한 행동은 어른을 공경한 행동이다”고 전했다.

최재천 교수, 그는 누구 기사의 사진

특히 최 교수는 “흑인 소년에게 머리를 만져보라고 한 사진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새로운 시대에 리더의 상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권위를 앞세우는 시대가 아니다. 제가 그랬던 것이 흉내 내려고 한 행동은 아니지만 차세대 리더들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크게 박수쳐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과거를 보면 용감한 모습도 많이 보여줬다. 그는 1999년 동강댐 건설을 막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호소글을 보내 ‘댐 건설 전면 백지화’를 끌어냈고, 2005년 호주제 폐지에도 크게 기여하면서 남성 최초로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최 교수는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온전히 암컷으로부터 온다. 생물의 계통을 밝히는 연구에서는 철저하게 암컷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간다”며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호주제의 근간으로 치부되는 부계 혈통주의는 생물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주장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사회적 근거는 배제한 채 순수한 과학적 사실에만 입각해 호주제의 모순을 지적해 ‘호주제의 헌법 불합치’ 판결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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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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