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은, 무기계약직 3300명 정규직 전환 합의향후 무기계약직 채용 않는 방안도 논의 중신한銀, 15년차 이상 직원에 희망퇴직 접수최대 실적 기대감에도 감원 나서자 원성↑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중 무기계약직 3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기업은행 노사는 전날 시무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준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현재 기업은행의 무기계약직은 창구텔러와 사무 지원, 전화 상담 등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사는 2016년 하반기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들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논의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새로운 직급을 신설하지 않고 별도의 선발절차 없이 기존 인사 체계의 정규직으로 신분을 전환해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기업은행 노사는 앞으로 무기계약직을 채용하지 않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신한은행은 이달 5일까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대상자가 크게 늘었다. 임금피크제 대상자(1959~1963년생)에 근속연수 15년 이상인 부지점장급 직원과 4급 이하 일반직(1975년생)까지 포함시켰다.
임직원에게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희망퇴직 규모를 확대했다는 게 신한은행 측 해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의 15년차 이상 4급 이하 일반직 직원이 희망퇴직 대상에 오름에 따라 올해는 예년보다 더 많은 인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몇 년간 희망퇴직을 실시한 결과 2015년 310여명, 2016년 190여명, 지난해 280여명 등이 각각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한은행이 인력 감축에 착수한 것은 디지털뱅킹이 확산되는 금융권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최근 각 은행은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수익성이 떨어진 점포를 없애는 동시에 직원수도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신한·KB국민·KEB하나 등 8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줄어든 점포수는 230여개에 달하며 4600여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2100여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올해도 영업점 통폐합 작업이 지속되면서 희망퇴직 등 시중은행의 인력 감축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적지 않다. 은행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비용절감에 급급해 인력을 줄여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은행은 올 3분기까지 11조2000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3.6% 급증한 것은 물론 13조원을 기록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성과를 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호실적으로 자금을 비축한 은행권이 이 시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이 정규직 전환에 시동을 걸고 나서면서 연초부터 은행권에 들이닥친 감원 바림이 잦아들지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사상 최대 실적 기대에도 구조조정은 계속되는 분위기”라면서 “현장의 직원들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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